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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외국)

평범한 일상이 그리웠을 뿐인데 :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

by Keaton Kim 2015. 7. 14.

 

 

평범한 일상이 그리웠을 뿐인데 :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

 

 

 

다시 태어난다면 남자? 여자?

 

 

저는 말할 것도 없이 여자입니다. 남자의 일생은 지금 살고 있으니 여자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것도 있지만, 주위를 둘러보건대, 남자보다는 여자가 살아가는데 좀 더 수월한 것 같다는 것이 더 큰 이유입니다. 니가 아 낳고 키우고 함 살아봐라~~ 라는 마눌님의 일갈이 들리는 듯 합니다. ㅋㅋ

 

 

그렇긴 하지만, 남자보다 여자의 일생이 자신의 의지보다 외부의 조건에 의해 좀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커 가면서 가정의 환경이 아무래도 남자 아이보다는 여자 아이에게 중요할 것 같구요, 특히나 배우자는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마누라 잘 못 만난 남자보다 신랑 잘 못 만난 여자가 훨씬 더 불행할 것 같습니다. 제 느낌이 그렇다는 겁니다.

 

 

여기에 신랑 잘 못 만난 여자가 있습니다. 연애할 땐 그렇게 멋있더만, 결혼하고 나니 본성이 나타난 거죠. 여자를 때리는 남자입니다. 최악의 케이스입니다. 아침에 밥 대신 빵을 차려주면 주먹이 날아오고, 함 하자고 하는데 안해주면 바로 날라차기 들어옵니다. 남자인 제가 봐도 거의 절대악입니다. 이 남자를 어떻게 할까요?

 

 

 

 

 

 

Get a life..... So they did.

 

포스터를 다시 보니 이런 말이 있었군요. 사실 이 영화.... 가물가물합니다. 1991년도 영화군요. 가물거릴만도 합니다. ㅋㅋ  24년 전 미국이나 지금의 일본이나, 그리고 한국에서는 더욱 더, 여자들이 온전하게 자기의 삶을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가 봅니다. 평범한 언니인 델마와 루이스도 더 평범해서 지루한 일상을 좀 벗어나 그냥 여행이나 즐길라구 그랬는데..... 남자들이 안도와 줍니다.

 

 

자신들을 함 따묵을라구 그러는 넘을 총으로 쏴 버리고, 또 빵오빠의 꼬임에 넘어가 탈탈 털리고.... 그러곤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마지막 엔딩 씬은 아직도 선명합니다만.... 여하간 이 영화는 위의 포스트에서도 나와 있듯 여인들이 지 삶을 찾아서 떠난 영화이고 그래서 페미니즘 영화의 대명사로 꼽힙니다.  

 

 

 

 

 

 

"차라리 죽여버릴까? 니 남편?"

 

"엉? 그런 말도........ 안될 것도 없지!"

 

 

그래서 맞고 사는 여자 가나코와 가나코의 절친 나오미는 나름 치밀한? - 나오코의 표현을 빌리지면 액자에 넣어 장식하고 싶을 만큼 완벽한 - 계획을 세워 절대악을 제거?합니다. 앗싸라비야~~~ Perfect!!!  그런데 죽이고 나서 보니 그토록 완벽했던 자신들의 계획이 헛점 투성이인것을 발견합니다. 눈치 빠른 시누이가 점점 사건의 핵심으로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거기다가 경찰과 흥신소까지.....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재미있습니다. 손을 놓기가 힘듭니다. 두근두근 하앜하앜.....  서울로 출장가는 버스에서 다 읽어 버렸습니다. 저자도 끝까지 결말을 어떻게 낼지 망설였다고 합니다. 혹시나 델마와 루이스같은 결론이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 했습니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마지막 장면이다. 그래서 그녀들은 Get a Life 했다.....

다행이 나오미와 가나코는 이런 결말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결말 그 후가 더 궁금했다.

 

  

 

단지 사라진 평범한 일상이 그리웠을 뿐인데......

 

 

그렇습니다. 평범한 여자들이 한 남자를 죽이기에는 수만번의 망설임과 각오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다 넘어서까지 그렇게 했던 이유가 바로 평범한 일상이 그리워서 입니다. 백번 공감이 갑니다.

 

 

가나코는 남편에게 학대당하는 무기력한 자신의 삶에서 해방된 것만으로 무한한 자유를 느낍니다. 남편 제거 후, 진실을 향해 시시각각 조여오는 그 숨막히는 순간들을 견딜수 있는 힘이 여기에서 나옵니다. 오히려 그 순간들조차 행복하게 여깁니다.

 

 

평범한 일상을 찾기 위한 두 여자의 과감한 결단에 무한한 격려의 박수를 쫙쫙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