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이야기

잘 못 지내서 미안해 : 최갑수의 잘 지내나요 내 인생

개락당 대표 2015. 8. 31. 20:05

 

 

잘 못 지내서 미안해 : 최갑수의 잘 지내나요 내 인생

 

 

 

책꽂이에 꽂힌 책들을 죽~~ 훑어 봅니다. 문득 한 권의 책이 눈에 들어옵니다.

 

잘 지내나요 내 인생

 

 

 

책에 내게 그렇게 묻습니다.

 

아니, 잘 못 지내. 미안해.

 

 

 

꽤 오래되어

나사 몇개가 헐거워져

삐거덕 소리가 나는 의자처럼,

언제부터 인가 그렇게 내 삶도 서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무언가가

내 정신의 어딘가를

갉아 먹기 시작했습니다.

 

 

짜증에 대한 조절 기능이 퇴화되고

내 삶인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핑계거리를 찾고

사랑의 감정은 커녕

일상의 소소한 감동은 잃어버린지 한참 되었습니다.

 

 

이제는 정신 뿐 아니라 육체도 삐걱거립니다.

 

 

 

 

 

 

그래서

그 무언가를 아얘 없애버리기로 맘 먹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그 무언가가 나타납니다.

나를 좀 먹는 그 무언가는 아메바처럼 끊임없이 자기분열을 합니다.

 

 

스스로 괜찮다고,

여태껏 열심히 잘 살아왔다고,

또 책으로, 음악으로 위로를 해 보지만,

나이가 들면 잘 아물지 않는 상처처럼,

예전과 같이 그렇게 쉽게 회복되지 않습니다.

 

 

 

 

 

 

내 어깨위에 있는 잡스런 짐을,

혹은 내가 어쩔수 없이 만들어야 했던 자질구레한 것들을,

이제는 좀 내려 놓으려 합니다.

 

 

그러나

내려 놓는 과정조차 쉽지 않습니다.

확고한 결의가 필요합니다.

오롯이 자신만의 결의가.

그래서

외.롭.습.니.다.

 

 

 

 

 

 

탈출구가 없는 40대 중반의 삶.

너무 극단적이고 자극적인가요....

 

 

열심히 살자! 잘해보자!

이런 결심 대신

조금만 느긋해지자!

 

 

너무 심각할 필요는 없잖아,

까짓거 될대로 되라지 머.

 

 

갑수의 책에 나온 주문입니다.

 

 

 

그래, 어쩌면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주문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이제는 좀 놓아주자.

주위의 의식이나 기대에서 비롯된

구속을 좀 풀어주자.

 

 

마음이 꼬이거나 상처받았을 땐,

숨 한번 크게 쉬고 하늘도 한번 보자.

이젠 나에게 더 관대해도 좋은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