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라틴 아메리카 공부의 시작 : 이성형의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

개락당 대표 2015. 3. 15. 13:09

 

 

라틴 아메리카 공부의 시작 : 이성형의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

 

 

 

피델 카스트로 (쿠바)

 

 

우리가 배운 것 : 세계에서 가장 오래 독재를 해 먹은 나쁜 넘. 우리 친구 미국에게 겁도 없이 대든 절대 악. 쿠바 사람들을 완전 가난하게 만든 원흉. 김일성 김정일의 동급.

 

 

그러나 실제로는 : 쿠바 역사상 최고 인기의 수퍼스타. 친미 독재 바티스타 정권을 뒤엎은, 쿠바 혁명(1959)을 성공으로 이끈 주역. 반미 민족주의자. 쿠바가 가난했지만 그래도 평등하게 가난 했고, 쿠바의 독특한 문화가 확대될 수 있을 여건을 조성했다.

 

 

2013년 사진이다. 세월은 흐른다. 1926년 생이라고 한다. 지금은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대통령 자리를 물려주고 민간인 생활을 하고 있다. 베트남의 호치민, 중국의 마오에 비견된다. 공산주의 혁명을 성공시켰지만, 민족주의자의 기질이 더 강하다. 사진은 모두 엔하위키에서 퍼 왔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우리가 배운 것 : 별루 없슴

 

 

그러나 실제로는 : 1990년부터 2000년까지 페루의 대통령. 페루 국민에게는 독재자이자 천하의 개쌍놈. 비슷한 캐릭터로는 박정희가 딱 맞다. 경제성장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국민보기를 머 같이 보고, 영구집권을 꾀하려다 국민들의 성화에 일본으로 도망간다. 지금은 잡혀서 페루 깜빵에서 벽면 수행 중.

 

 

게이코 소피아 후지모리라는 딸이 있는데, 이 냥반도 대통령 선거에 나왔다. 진짜 박정희랑 똑같다. 그러나, 우리나라 그네 여사는 대통령이 되었는데 비해, 소피아 후지모리는 낙선했다. 우리나라 만쉐이..... ㅆ~~ㅂ

 

 

 

살바도르 아옌데 (칠레)

 

 

우리가 배운 것 : 전혀 없슴

 

 

그러나 실제로는 : 칠레인이 뽑은 가장 위대한 칠레인 1위에 뽑혔다고..... 젊었을 때 아나키즘의 영향을 받았고, 의대 시절 칠레 민중들의 참담한 현실을 보고 현실 변혁의 방법으로 사회주의자가 된다. 1970년 칠레의 대통령이 되어 여러가지 사회개혁을 단행한다. 이런 꼴을 정의의 화신인 미국이 그냥 놔 두지 않는다. 피토체트를 살살 꼬셔서 쿠데타를 일으키게 하고 결국 1973년에 아옌데는 자살로 마감한다.

 

 

"나는 칠레의 운명과 그 운명에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의 대통령 관저앞의 세워진 동상과 동상 좌대에 세겨진 문구이다. 피노체트의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자, 소련 등의 공산권으로 도망가는 것 보다 대통령궁에서 죽는 것을 택했다. 역시 위인은 죽을 자리를 잘 알아야 된다. 

 

 

 

한때, SNS의 닉 네임이 마추픽추라고 쓸 정도로, 페루의 잉카문명의 결정체인 마추픽추에 환상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칠레의 산티아고와 남쪽 대륙의 끝 푼타 아레나스, 세계 7대 불가사리인 멕시코의 치첸잇사, 볼리비아의 무지막지하게 큰 소금호수 유유니, 밥 말리의 자메이카, 그리고 모두가 사랑한 쿠바...... 모두 나의 환상속에 있는 곳입니다. 세계 여행을 하게 되면 마지막으로 가고 싶은 곳입니다.

 

 

그러나 내가 아는 것도 딱 그 뿐입니다. 라틴 아메리카는 멀리 있습니다. 딱 그 거리만큼 아는 바도 없습니다. 하긴 누가 그 나라들에 대해 가르쳐 준 사람도 없습니다. 남미에 대한 환상과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만, 나의 무지를 너무나도 속속들이 깨우쳐 준 책이기도 합니다.

 

 

 

 

 

 

 

 

책은 쿠바와 칠레, 그리고 페루와 멕시코에 대해서 나와 있습니다. 여행서라기보단 정치 문화쪽에 훨씬 가깝습니다. 교수님이 쓴 책이라, 그 나라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이 없으면 약간 어렵습니다. 글이 눈에 잘 안들어옵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그 나라의 정치와 문화, 경제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언젠가는 가보려고 하는 나라들인데, 기본적인 지식은 가져야 되지 않겠나... 라는 약간의 오기도 작용합니다.

 

 

 

라틴 아메리카 포크의 어머니이자 칠레의 시인, 저항가 비올레따 빠라..... 그녀가 부르는 생의 찬가를 들으며 이 글을 적고 있다.

 

 

 

불운하고 고통스러운 삶이지만, 그것의 극복을 그림으로 보여준 멕시코의 프리다 깔로. 그의 대표적인 자화상이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두 전설적인 여인들입니다. 그렇게 여행은 시작합니다. 책은 나의 환상속에 있던 그 곳들에 대해 실제를 보여 줍니다. 우리와 같이 사람이 사는 곳이고, 우리와 비슷한 역사를 가진 곳이며, 우리보다 더한 혁명의 나라라고. 그리고 또 이렇게 말합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겨우 거기까지 가서 머리속에 있는 단편적인 환상만 볼 거라고.....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베네수엘라 21세기 사회주의 혁명, 유가 하락으로 직격탄 맞아....... 한국일보 기사중에서

 

 

유가가 정말 폭락했습니다. 그래서 기름을 좀 사두려고 요즘 노려보고 있는 중입니다. 얼마전에 WTI (서부 텍사스 유가)가 4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의 셰일가스들을 죽이려고 시작한 OPEC의 전쟁인데.... 어쩌면 오펙이 먼저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분간은 기름값이 더 떨어지지 않겠냐는.... 저의 얄팍한 분석이었습니다.

 

 

이야기가 좀 샜지만.... 이 고래들의 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가 있는데.... 바로 베네수엘라입니다. 우고 차베스, 볼리바르 혁명의 바로 그 베네수엘라입니다. 한국일보의 저 기사는 좀 있어면 새우가 등이 터져서 죽을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볼리바르 혁명의 그 사회주의도 곧 망할 거라능.....

 

 

마르크스의 사회주의는 실패였습니다.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20세기 끝자락에.... 우고 차베스는 볼리바르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고 강력한 사회주의를 다시 시도합니다. 그것이 유가 폭락과 맞물려져서 이제는 실패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아마도 그렇게 된다면, 미국이 졸라 좋아라 할 것 같습니다. 사사건건 시비였던 볼리바르 동맹이 거의 무너질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것도 혹시.... 미국의 치밀한 음모가 아닐까!!

 

 

 

 

 

 

10년 후에는 산이와 같이 마추픽추에 갈 수 있을까? 2008년 어느 날.... 이라고 책 뒤에 씌여 있었습니다. 한참 마추픽추에 빠져 있을 때 읽은 책인데, 생각이 나서 다시 한번 보았습니다. 그 때는 그저 잉카문명의 절정,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의 이국적 정취들만 읽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볼리바르 혁명, 라틴 아메리카의 사회주의 실험 같은 구절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때 학생운동의 열혈남아였던 지은이는 그래서, 라틴아메리카의 정취보다는 정치와 사상에 더 많은 화두를 던집니다. 직설적으로 말은 안했지만, 은근히 그들을 지지하는 뉘앙스도 많이 풍깁니다. 저도 지지합니다. 풍요하지만, 희망이 별로 없는 우리에 비해, 가난하지만 행복하고 희망이 있는 그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맘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하나의 선입견이겠지만.... 그래서 선입견인지 아닌지 더 알기 위해서도 남미에 대해서는 계속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새우가 등이 터지는지 안터지는지 결과도 궁금하고....

 

 

라틴 아메리카 여행은 지리적으로 멀고 기분으로도 멀어서 가장 마지막의 여행지라고 보통은 생각하는데, 지은이는 그건 틀렸다고 말합니다. 기운이 팔팔할 때 와서 보라고 합니다. 그래야 더 잘 볼 수 있다고, 더 감동할 수 있다고..... 진짜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