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쌀 좀 퍼줍시다요 :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남아도는 쌀 좀 퍼줍시다요 :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사진 출처 : https://ko.depositphotos.com/121035272/stock-photo-pork-cheese-hamburger-in-obese.html
북한의 기아는 얼마나 심각한가
1. 북한 총 인구의 70% 정도가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다
2. 북한의 5세 이하 아이들의 3분의 1은 발육 부진 상태에 놓여 있다. 만성 영양실조로 정상적인 키와 몸무게 수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3. 북한의 5세 이하 아이들의 4%는 급성 영양실조로 심각한 저체중 상태에 놓여 있다.
4. 북한의 5세 이하 아이들의 3분의 1, 그리고 젊은 엄마들의 3분의 1은 빈혈을 겪고 있다.
5. 지난 18개월 간, 북한의 강수량은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결국 심각한 가뭄으로 이어져 북한 내의 취약계층의 식량 안정, 영양 상태 및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6. 벌써부터 5세 이하 아이들은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된 가뭄으로 인해 설사로 고통 받고 있고 가뭄 피해가 특히 심각한 지역에서 아이들의 설사 발병률이 상승하고 있다.
7. 2015년 7월, 북한의 겨울을 나기 위한 수확량은 예상한 수치보다 20%나 낮았다. 쌀을 재배하는 지역의 30%는 이미 심각한 가뭄피해를 입었다. 가뭄으로 인해 쌀뿐만 아니라 10월에 수확할 예정인 옥수수 등 다른 곡물 또한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8. WFP(World Food Programme 유엔세계식량계획)는 127만 명의 북한 여성과 아이들에게 식량 원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현재는 원래 목표한 수치의 반에도 못 미치는 수혜자들에게 매달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
9. WFP는 북한에서 쌀이나 곡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영양소가 듬뿍 들어간 강화 시리얼 및 비스킷을 나눠주고 있다. 이 비스킷으로 임산부와 수유부, 영양실조로 고통 받는 아이들 및 고아원, 학교, 유치원, 및 소아병동에 있는 아이들이 필요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
10. WFP는 북한 내에서 영양실조 비율이 가장 높은 북부와 북동부의 다섯 개 주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글 인용 : 유엔세계식량계획 뉴스센터 2015년 9월 18일자 기사
위의 그림은 1990년의 자료를 기준으로 2008년에 기아지수(5세 이하 아이들의 체중 미달 및 사망율)가 악화된 나라들을 보여준다. 아프리카 내륙과 북한이 빨간색으로 가장 좋지 않다.
지도로 본 주요 식량 불안정 국가들. 대부분 아프리카 나라들로, 북한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식량 불안정 국가로 조사되었다. WFP, 2017년 5월
2017년 5월, FAO와 WFP가 공동 발간한 <2017 세계 식량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은 전체 인구의 17%인 440만 명이 ‘식량 위기(crisis), 긴급(emergency) 또는 기아(famine)에 처해 있었다. 식량 문제로 스트레스 상태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22%인 560만 명. 전체 인구의 39%인 1000만 명이 식량 불안정(food-insecure) 인구로 조사됐다.
자료 출처 : http://www.ukore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562
한국의 쌀은 얼마나 남아도나
통계청의 쌀 생산량 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은 420만 톤으로 2013년 423만 톤, 2014년 424만1천 톤, 2015년 432만7천 톤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배면적이 2013년 83.3만㏊, 2014년 81.6㏊, 2015년 79.9㏊, 지난해 77.9㏊로 3년 사이 6.5%가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생산량은 크게 줄지 않은 셈이다.
글 및 사진 출처 : http://www.gosnews.kr/default/index_view_page.php?part_idx=194&idx=18298
농촌 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Kg이고 국민 전체의 쌀 소비량은 대략 390만 톤 수준이다. 이 수치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근데 웃긴 건 우리나라 쌀 생산량만 해도 남아도는데 매년 약 40만 톤의 쌀을 수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농산물 시장을 전면 개방했지만, 쌀은 예외로 두었는데, 저관세의 의무수입물량 쌀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유엔농업기구(FAO)가 권장하는 쌀 적정재고물량은 17%~18%로 약 80만 톤이다. 근데 이게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쌀 10만톤을 보관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약 316억원이라고 한다. 순수 보관료는 61억원이고 오래된 쌀이 되면서 발생하는 가치하락과 금융비용을 포함한 금액이다. 2017년 재고량은 350만톤이니 순수하게 보관 비용만 따져서 1년에 2천억원이 넘고 전체 보관 비용은 1조1천억원이다. 더 이상 쌓아놓을 곳간도 이젠 없단다. 이게 말이냐 빵구냐. 씨발.
자료 출처 : http://news.joins.com/article/19029524
사진 출처 :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70410010006010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인 장 지글러가 쓴 이 책에서 북한의 기아에 대해서 언급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애들 굶는거는 뭐, 요즘 하도 테레비에서 아이들 죽는다고 돈 쫌 내라고 선전들을 많이 해서 그런가부다 했는데, 북한 이야기가 나오니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궁금해서 찾은 자료를 서두에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퍼뜩 드는 생각이, 우리나라 쌀이 남아돈다 카는데 그것도 함 찾아봤습니다. 책을 읽으면서는 답답~~했고, 북한과 우리나라의 실태를 조사하면서는 깝깝~~했습니다.
장씨 : 뉴욕이나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기구 관련회의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에 대한 기아원조 가운데 매달 배급되는 의약품이나 비타민류, 단백질 보조식품 등의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는 군부와 비밀경찰이 가로채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는구나. 도시나 지방의 고아원에서는 아이들이 속속 죽어가는데도 지배층은 호화롭게 살고 있나봐.
장씨 아들 : 그게 옳은 일일까요?
장씨 : 뭐가? 원조가? 아니면 구호품을 가로채는 것이?
장씨 아들 : 원조를 계속하는 거요.
장씨 : 아빠는 구호단체의 방침에 동의해. 구호단체는 극단적인 조건에서 활동하고, 갖가지 모순들과 싸워야 해. 그러나 어떤 대가도 한 아이의 생명에 비할 수는 없단다. 단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면 그 모든 손해를 보상받게 되는 것이지. (p.107)
예전에 많이 퍼줬다. 진짜 인간적으로 그냥 줬다. 그랬더마 이게 군량미로 다 들어가니, 지배층 배만 부르게 한다느니, 망해가는 북한 정권을 연장하게 해 준다느니, 농지 개혁 등의 진짜 문제는 해결이 늦어져서 북한 주민들은 더 가난해진다느니 우짜니 하면서 말이 많았다. 그리고 엠비와 그네 시절엔 이 햇볕 정책은 아예 폐기되어 지하 감옥에 갇혔다.
사진은 2004년에 처음 육로로 북한에 쌀을 지원하는 모습이다.
사진 출처 :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1&mcate=M1006&nNewsNumb=20161021698&nidx=21699
지구에서 나는 식량은 온 세상 사람들이 먹고도 아주 많이 남을 정도랍니다. 120억 명이 먹을 정도의 농업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10세 미만의 아이들이 5초마다 1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고 세계 인구의 7분의 1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있습니다. 장 지글러의 아들은 이게 이해가 안되어 아빠에게 왜냐고 묻습니다. 우리도 곡간에 쌀을 더 채울 수 없을 만큼 넘치는데 북한은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거나 배고픔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나도 이게 이해가 안됩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북한을 도와주지 말자고 하는 사람들에게 장씨 할배는 확신에 찬 말씀을 하십니다. "단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면 모든 손해를 보상받는 것"이라구요. 다행히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대한 원조 결정을 하고 실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 다행한 일입니다. 트럭 한 가득 쌀을 실고 북으로 올라가는 차량 행렬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통일의 한 걸음'이라는 거창한 화두가 아니라, 옆 동네 사는 이웃과 함께 도와가며 사는 인간 본래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