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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직업인 대안 학교 교사들의 앞담화 : 류주옥 외 5인 <선생님들의 수다> 간디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들은 자기 학교를 무척 좋아합니다. 학교 이야기를 주저리 하지는 않지만, 딱 봐도 보입니다. 근데 저도 우리 아이들만큼이나 간디학교를 좋아합니다. 학교 선생님도 좋구요, 아이들의 친구들도 좋고, 돌집과 도서관 사이의 오솔길도 좋아합니다. 큰 아이가 졸업을 하고, 둘째도 고3이라 이제 학교와 인연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간디 학부모 생활을 더 연장하기 위해 중3인 막내를 열심히 꼬시고 있습니다. 거의 넘어왔습니다ㅋㅋ. 사실 요즘 학교와 관련된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 공간혁신 촉진자로 학생들과 함께 새 건물을 짓고,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바라는 환경과 공간을 만드는 거죠. 좋아하는 학교를 변화시키는 거라 꽤 부담감이 들긴 하지만 즐겁게 하고 있.. 2021. 8. 3.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이 모여 기후변화의 해결책에 대해 궁리하다 : 폴 호컨 <플랜 드로다운> 한 10년 전쯤일까요, 회사에 LEED 열풍이 분 적이 있었습니다. 이를 주관하는 새로운 부서가 생겼고, 회사도 LEED 건물을 짓겠다고 발벗고 나섰으며, 직원들에게는 LEED 자격증을 따라고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사우디에 지은 건물이 인증을 받았고, 그 후 국내에도 몇 개의 건물이 LEED 인증을 받았습니다. LEED는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의 약자로 세계에서 가장 인증 받는 친환경 인증 시스템입니다. 부지 관리, 에너지 절감, 물 사용 절감,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한 자재, 실내 환경, 독창적인 설계 등을 평가하고 등급을 매깁니다. 건축물을 덜. 해.롭.게. 지으면 이 인증을 받습니다. 환경에 있어서 가장 야만적인 분야인 건축도 친환경이 대세가.. 2021. 8. 1.
마음이 복잡할 땐 역시 집안일이죠 : 조구만 스튜디오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고3 딸아이 앞으로 책이 배달되었습니다. 응? 드디어 우리 딸이 책을 다 사고? 풀어보니 좀 맹한 공룡이 나오는 이 책이 나왔습니다. 친구가 선물로 보내줬다는군요. 책을 스르륵 넘겨보니 여백의 미를 대단히 많이 살린 책이라 술술 넘어갑니다. 음, 쉰 아빠가 보기엔 평범한 이야기에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그러나 열아홉 딸아이가 보기엔 뭐 그럭저럭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 싶은 책입니다. 그리고 며칠 뒤 진로 인터뷰 모음집이라는 책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간디학교에서 만든 책자로 딸아이가 가져 온 것 같았습니다. 간디학교는 고3 때 인턴쉽이라고 해서 자신이 흥미가 있는 분야의 회사 비슷한 곳에 가서 실제로 인턴 실습을 하는 과정이 있는데, 지금은 코로나라 갈 수 없어서 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유명인?과 인터뷰.. 2021. 7. 30.
바틀비를 인터뷰했다 : 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바틀비, 이 문서를 함께 검증해보세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안 하는 편을 택하디니. 그게 무슨 말인가? 자네 머리가 어떻게 됐나? 여기 이 서류의 검증을 도와주게. 자, 여기 있네.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바틀비! 어서! 내가 기다리고 있네.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왜 거부하는 거지?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p.30) 이 책은 뉴욕 월가의 한 변호사가 바틀비라는 청년을 필경사로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소설입니다. 바틀비는 창백하고 우울한 기운이 가득하나 다른 필경사와는 달리 기복이 없고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처리합니다. 그런 바틀비를 보고 변호사는 만족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바틀비는 "그 일을 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며 변호사가 시키는 일을 거부합니다. 업무를 .. 2021.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