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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인자 쫌 고마 해라 쪽 팔린다 아이가 : 김찬호의 모멸감

by 개락당 대표 2016. 4. 17.

 

 

 

인자 쫌 고마 해라 쪽 팔린다 아이가 : 김찬호의 모멸감

 

 

 

모멸감 :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

 

 

 

'갑질' 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있어왔겠지만, 특히나 요즘들어 아주 미꾸라지속에 들어간 메기처럼 온 사회를 헤집고 다닙니다. 그 유명한 '땅콩 사건'부터 신라면 이사, 몽고 간장 회장님의 버르장머리, 백화점 직원의 무릎 꿇리기, 압구정 아파트 입주민의 경비원에 대한 배설등등.... 그 갑질로 인해 당한 사람은 쪽팔려서 반쯤은 병신이 되고 좀 더 심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합니다.

 

 

 

쪽팔림. 하루에도 여러번 경험합니다. 그냥 한번 헛헛거리며 넘어갈 만한 쪽팔림이 있는가 하면 정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일때도 있습니다. 누구나 이런 장면에 노출되어 있고 각기 받는 쪽팔림의 경중은 자기가 하는 일이나 처지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그것에 대한 대처도 개인에 따라 다릅니다.

 

 

 

근데 이게 우리나라에서 좀 더 심한 것 같습니다. 나의 경험에서도 그렇고, 책에서도 그렇다고 합니다. 이 책 <모멸감>은 일상에서 경험하는 모멸감의 본질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이 감정이 어떠한 상황에서 경험되고 무엇때문에 주고 받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모멸은 '정서적인 원자폭탄'이라는 비유가 있다. 그것은 인간이 인간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폭력이며 평생을 두고 시달리는 응어리는 남기기 일쑤다. - p.81

 

 

 

자살의 원인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모멸감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모멸감은 정서적인 원자폭탄에 비유한 위의 글귀는 너무나 당연합니다. 오이씨디 국가 자살율 10년째 1위를 지키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이니 말입니다.

 

 

 

우리 사회의 각종 불합리한 관행과 각박함, 관계의 단절 등, 모멸감이 유달리 우리사회에 만연한 이유는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과거의 신분제도가 현재의 신분의식으로 본질적인 것은 바뀌지 않고 그대로 내려오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왜곡된 전근대적인 신분질서에서 기인한다는 작가의 관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듯 한 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격변은 전통적인 신분제도를 빠르게 무너뜨렸다. 그러나 그것은 자각적인 청산이 아니었다. 봉건적 신분제에서 억눌려 있던 사람들이 힘을 모아 이루어낸 성과도 아니었고, 구체제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진 지배세력이 스스로 개혁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 시도가 몇 차례 있었지만 불발로 끝났고, 식민 지배와 전쟁 그리고 산업화의 물결이라는 외부의 힘에 의해 낡은 질서가 깨져나갔다고 보아야 한다. 다라서 권력의 시스템이나 사회 구조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거나 논쟁하지 못했고, 새로운 세계를 향한 비젼을 창조하면서 현실과 맞붙어 싸운 경험이 박약했다.

 

 

 

그 결과, 겉으로 보이는 신분제도는 사라졌으나 신분의식은 온존하게 되었다. 혼란기를 통과하면서 기존의 지배 질서는 무너졌지만, 귀족적 차별의식은 오히려 보편화되었다. 그래서 한국은 여전히 전통적인 신분 관념이 강하게 지배하는 사회다. 다만 그 틀이 전 근대적인 신분 질서가 아닐 뿐이다. 그 대신 학력, 빈부, 외모, 지위 등이 강력한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그런 차이들을 중심으로 귀함과 천함을 구분하고 자기와 타인을 위아래로 자리매김한다. - p.125

 

 

 

울 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마음이 얼마나 건강한가, 그리고 어려울 때 얼마나 많은 도움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가를 비교해 놓은 도표이다. 짐작했듯이 형편 없다. 마음이 삐뚤어져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기도 싫고, 내가 정작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만한 곳도 없다.... 라는 걸 보여준다. 당연히 모멸감이 일상을 지배하는 나라다. 대한민국... 살기 힘들다!

 

자료 출처 : OECD Better Life Index 2015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1&mcate=M1003&nNewsNumb=20151118823&nidx=18824

 

 

 

모멸감을 유발하는 상황을 저자는 여러 맥락을 들어 제시합니다.

 

 

 

  • 비하 - 인간 이하로 취급

  • 차별 - 열등한 존재로 구분 짓기

  • 조롱 - 비웃고 깔보고

  • 무시 - 대놓고 또는 은근히 밀어내기

  • 침해 - 시선의 폭력에서 섣부른 참견까지

  • 동정 - 불쌍한 대상으로 못 박기

  • 오해 - 문화의 코드 차이

 

 

 

글을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반성이 됩니다요. ㅎㅎㅎ 가까운 사람들에게, 특히나 가족에게 저런 실수를 범하지 않았는지....

 

 

 

넌 나에게 모멸감을 줬어!! ㅅㅂ

사진 출처 : http://1boon.kakao.com/library/mmg

 

 

 

저자는 모멸감을 덜 느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안도 제시합니다. 먼저 사회 구조적으로 풀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괜찬은 일자리가 많아져야 하고 불평등 지수가 개선되도록 분배의 틀도 리모델링해야 하고, 최소한의 의,식,주가 해결되는 사회가 되어야 된다고 강조합니다. 둘째는 문화와 사회풍토가 바뀌어야 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가치의 다양성이 중요합니다. 귀貴와 천賤, 잘남과 못남의 구별이 몇가지만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됩니다. 그것이 발전하여 평가 없는 공동체가 절실합니다. 거의 유토피아 수준에 가깝긴 하지만....

 

 

 

세번째로 강조하는 것이 개인의 내면적인 힘을 키우는 일입니다. 모멸감을 주는 사회를 바꾸는 것은 사회 구조적인 면이나 문화적인 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모멸감에 맞서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으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자존감이 핵심입니다. 아이들에게는 가정생활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집에서의 교육만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서로 존중해주고 귀담아 들어주고 무시하지 않는 것..... 그리고 어른들도 마찬가지겠지요.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은 역시나 책읽기입니다. 아... 기 승 전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