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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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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aton Kim 2014.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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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떡'

"우리 딸이 쓴 글이 네이버 대문사진에 나왔당.... 시간 나면 함 보시랑"

 

 

노가다 일상의 어느 날 고모님이 보낸 카톡입니다. 오~~~ 그래.... 봐야지.... 하고 있다가 일때문에 바빠서 못보고, 퇴근을 하고 숙소에 와서야 그 딸이 쓴 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들어가 보니 넬슨 만델라의 "나 자신과의 대화" 라는 책의 독후감이었습니다.

궁금하시면 요기로 한번 들어가 보심 읽을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eoakdhkd6/220196687182

 

 

 

 

내가 남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집 짓는 일로 밥 묵고 살지만, 요즘 들어 집 짓는 일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일을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한 3만명쯤 됩니다. 노가다 중에 거의 꼴찌수준 정도 될 겁니다. 실제로 요즘 무척이나 오랜만에 국내 현장에서 아파트를 짓고 있는데,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빠지면, 현장이 잘 안 돌아가냐.... 더 잘 돌아갑니다.ㅋㅋ 내가 빠진 빈 자리를 채울 인력이 우글우글 합니다.

 

 

마흔 중반을 달려가는 마당에 좀 우습긴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ㅋㅋㅋ

 

 

주특기가 이럴 진대, 다른 일들이야 머 말해야 입만 아픕니다. 결론은 남보다 잘 하는 일은 없다 입니다. 그러면 남보다 좀 다른 면은 무얼까? 를 생각해 보면, 사실 그것도 별로 없지만, 그래도 꼽아 보자면...... 책 읽기와 음악 듣기입니다.

 

 

그래, 남보다 많이 읽었다는 것은 무엇으로 남느냐.... 라고 하면, 물론 책꽂이에 꽂힌 책이 그걸 증명하긴 하지만, 그래서 그 꽂힌 책을 빼서 다시 한번 쓱 보면 아주 가끔은 옛날의 그 기억들이 조금 되살아 나기도 하지만, 이제는 머리속에 집어 넣는 것 보다 빠져 나가는 게 많은 시기라, 기억이라는 것의 신뢰도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기.억. 보다 기.록. 에 더 의존해야 되는, 그래야 증명이 되는 슬픈 시기가 왔습니다.

 

 

 

내가 읽었다는 것의 증명은 이것 외에는 없다. 그것도 절반 이상이 만화책이다... 아내는, 책을 많이 읽으면 현실 감각이 없어진 이상만 추구하는 사람이 된다고 핀잔이다. 그 훌륭한 증거가 나라고..... ㅋㅋㅋ

 

 

 

그 딸의 블로그에서, 그 딸이 쓴 여러 책들의 독후감을 보고, 그녀의 풍부한 감성이 부러웠습니다. 나도 그 땐 그러했다고 우겨보지만, 자신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어떤 책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항상 같을 리가 있을 리가 없습니다. 시대에 따라, 처한 상황에 따라, 그 감성이 다를 텐데, 그 시절의 느낌들을 뭐라도 하나 남겨 놓지 못한 내가 부끄럽고, 안타깝고, 좀 한심했습니다. 

 

 

그래서 당장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이미 늦었나??? 가장 적기라는 말에 위안을  삼으며, 지금부터라도 내가 읽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려 합니다.  

 

 

이것들이 몇년 쌓이면 이것도 내 인생의 하나의 발자취가 되지 않으려나..... 그리고 우리 산, 들, 강이가 커서 이런 글들을 읽으면, 울 아빠가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구나... 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큰 바램인가.....ㅋㅋㅋ

 

 

어쩌면, 내가 이 세상에 살았다는 유일한 증거가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르는 글쓰기를 이제 시작합니다. 남에게 보여지는 글이라기 보다는, 10년, 30년 후의 그 나중에 내가 읽을 글입니다. 조금 더 부지런해지고, 조금 더 솔직한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내가 나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