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주정뱅이들의 안녕을 위하여 : 권여선의 안녕 주정뱅이
모든 주정뱅이들의 안녕을 위하여 : 권여선의 안녕 주정뱅이 첫 단편 '봄 밤'부터 피를 말리고, 혼을 뺀다. 압도를 넘어 무아無我적 상태로 독자를 이끈다. 나란 존재를 완전히 잊는, 그리하여 이야기에 '익사'시켜 버리는 흡입력, 정교한 플롯과 독보적 문체, 깊이의 정체가 궁금하다. '봄 밤'의 주인공은 사지死地에 내몰린 남자와 여자다. 이 지옥에서, 이 폐허에서도 둘은 사랑에 빠진다. 권여선식 사랑은 부비고, 핥고, 자는 것을 넘어 '의지'에 이를 때 완성된다. 살 이유 없는 인생인데, 서로가 있어 살려 한다. 그랬더니 또 살만해진다. 바닥을 치고, 또 바닥을 치고, 더 이상 칠 바닥조차 없는 세상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사랑한 남녀의 이야기다. "그는 마흔세살에 영경을 만난 후로 취한 영경을 집까지 업어 ..
2016.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