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한국)36 삭막한 현실, 그래도 희망은 사랑뿐 : 황석영의 해질 무렵 삭막한 현실, 그래도 희망은 사랑뿐 : 황석영의 해질 무렵 책은 작가의 말대로 '희미한 옛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달동네 어묵집 아들로 시작해서 질곡의 세월을 거쳐, 이제는 사람들에게 건축 강연을 할 정도로 성공한 60대 건축가 박민우와 그의 첫사랑 차순아와의 아련한 사랑이야기입니다. 한때는 그 사람에게 인생을 걸 정도로 사랑했지만, 첫사랑은 언제나 실패한다고 했던가요.... 그 실패한 첫사랑 이후로 40년 가까이 세월이 흘러 문득 그 첫사랑의 연락처가 손에 쥐어 집니다. 그리고는 서로의 지난날을 알아가는 그런 아련한 사랑이야기입니다. 책은 편의점 알바로 근근히 생활을 해나가며 연극이라는 꿈 하나에 매달리는 가난한 연극연출가 20대 정우희와 그 보다 더 빡신 알바로 생활전선을 이어가고 있는 김민우 일.. 2015. 12. 30. 절망의 시대에 부끄럼 없이 산다는 것 : 안소영의 시인 동주 절망의 시대에 부끄럼 없이 산다는 것 : 안소영의 시인 동주 슬픈 족속 흰 수건이 검은 머리를 두르고 흰 고무신이 거친 발에 걸리우다. 흰 저고리 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 흰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연희전문학교 솔숲 산책길에 내가 있습니다. 산책을 하는 윤동주를 만납니다. 동주를 따라 야트막한 고개도 넘고 초가지붕이 옹기종기 엎드린 마을도 만납니다. 동주는 학교를 벗어나 서강의 해 지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저물어 가는 햇살이 강물에 비치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아련합니다. 동주를 따라 일본으로 갑니다. 6첩의 다다미가 깔린 하숙방입니다.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시린 냉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허리를 꼿꼿히 펴고 글을 쓰고 있는 동주가 있습니다. 전쟁과 죽음의 이 삭막한 시대에 시를 쓰는 것이 자기가.. 2015. 9. 30. 나도 기꺼이 투명인간이 되겠다 : 성석제의 투명인간 나도 기꺼이 투명인간이 되겠다 : 성석제의 투명인간 개인의 역사에는 어떤 이야기가 들어갈까요? 시작은 일단 어떠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가가 중요합니다. 이거는 자기 맘대로 될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개인의 인생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학창 시절, 친구를 만나고, 또 어떠한 일을 하는가도 중요하겠구요.... 또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시기를 거치며 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것도 개인의 역사에서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중년이 되고, 그러다 보면 자기 인생을 어느 정도 완성하는 시기가 오고... 올까나??? 노년이 되고...... 그리고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물론 그 와중에 역사를 이루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들어갈 겁니다. 그 자그마한 사건들이 모이고 모여 한 인간의.. 2015. 4. 22. 지금을 사는 유목민의 몽환적 사랑 : 박범신의 소소한 풍경 지금을 사는 유목민의 몽환적 사랑 : 박범신의 소소한 풍경 이 책을 왜 골랐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추측컨대, 작가의 전작 이 준 임팩트가 너무 강렬해서 아마도 후속작도 읽어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한 소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소설은 정말 소설입니다. 있을 법 하지도 않을 뿐더러 소설을 읽다 보면 꿈속의 저편을 거닐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상상력 너머에 있는 아련하고 어렴풋한, 그러면서도 왠지 피부를 찌르는 이야기입니다. 작가 스스로도 '깊은 우물에서 솟아올라온 작은 물방울들을 짜집기했더니 이 소설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억압당하지 않고 쓸 수 있어 매 순간 당황스럽고 매 순간 행복했다고 고백합니다. 책 표지의 그림을 책을 읽기 전에는 전혀 눈에 들.. 2015. 3. 11. 백여년 전에도 살아 간다는 건 똑 같더라 :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 백여년 전에도 살아 간다는 건 똑 같더라 :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 때는 바야흐로 1789년,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수원으로 옮기려 할 그 무렵 쯤 되는 모양이다. 바다 건너 지구 반대쪽의 어느 나라에서 졸라 큰 가뭄과 흉년이 들었댄다. 안그래도, 나라에서, 지주가, 이것 저것 핑계로 다 떼가고, 왕과 귀족들은 저거만 잘 처묵고 잘 처살고.... 심지어 밀 이삭 줍는 거에도 세금을 메기고..... 띠발름들아!! 이래가지곤 몬 산다. 차라리 지기라!!! 하면서 농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그 나라의 큰 감옥을 때려 부쉈는데, 이걸 계기로 전 시민이 다 혁명을 외쳤다. 지주와 귀족을 죽이고 급기야 왕과 왕비도 접수한다. 이 시민들의 봉기는 단지 억울함을 토해내는 죽고 죽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살고 .. 2015. 1. 23. 보다 혼란스러웠던 내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 : 이문열의 변경 보다 혼란스러웠던 내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 : 이문열의 변경 일본에 살 때, 무엇보다 부러운 것이 아름다운 시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기만 하면, (그것도 기차로 벗어 날 수 있습니다. 기차가 안다니는 곳이 없습니다. 그것도 부럽습니다) 엽서에서나 나올 법한 시골을 볼 수 있습니다. - 도심도 무척이나 정돈되고 다양한 면을 보여줍니다 - 우리의 시골은 피폐하다는 느낌입니다. 골짝 골짝 들어선 공장을 보고 있자면 더욱 그러합니다. 압다뷔에서 근무할 때 만났던,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이집트 등의 노동자들, 그리고 우리보다 훨씬 못사는 나라의 여행길에서 만났던 순박하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잘 살고 보세~~ " 라고 아직까지 외치고 있는 울 나라의 방향성은 틀.. 2014. 12. 25.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