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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12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라 : 조국 <조국의 법고전 산책> 사형 선고가 나오자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패소한 이유에 대해 "설득 논리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뻔뻔스러움이나 몰염치함이 부족하여 여러분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 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미 사형 선고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저의 방식대로 변명한 데 대하여 지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비굴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살아남기보다는 저의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죽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문구를 읽으면서 떠오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1974년 박정희 정권에 반대하며 투쟁하다가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던 재학생 김병곤(당시 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은 군사법정에서 사형선고가 내려지자 당당히 외쳤습니다. "영광입니다. 저는 유신 치하에서 생명을.. 2024. 9. 19.
진심을 다해 당신을 응원합니다 : 조국 <조국의 시간> 마르크스는 에서 인류의 역사는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라고 하는 두 계급의 투쟁의 역사라고 했습니다. 부르주아지는 생산 수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프롤레타리아트는 가진 건 노동력뿐인 노동자입니다. 그러니까 지배 계급과 피지배 계급간의 투쟁의 역사가 인간의 모든 역사입니다. 역사를 이런 관점에서 보다니, 마르크스가 새삼 대단해 보입니다. 근데 맞는 말입니다. 그러고서 170년쯤 지나서 유시민 작가는 한국 현대사를 두고 516과 산업화 시대를 대표하는 세력과 416, 518과 민주화 시대를 대표하는 세력 간의 분투의 기록이라고 했습니다. 산업화 시대를 대표하는 세력은 재벌, 법원과 검찰, 종편을 거느린 거대 신문 사주와 고위 간부들, 그런 언론에 출연해 명성을 얻은 지식인, 그리고 지금의 야당 세력입니.. 2021. 7. 11.
가재, 붕어, 개구리도 만족하며 살 수 있는 사회 :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1. 가장 부유한 1퍼센트의 미국인이 하위 50퍼센트가 버는 것보다 더 많이 벌고 있다. 2. 하버드와 그 밖의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소득 상위 1퍼센트(연간 63만 달러 이상) 출신의 학생은 하위 50퍼센트 가정 출신 학생보다 많다. 3. 미국과 영국에서는 부모의 부가 자녀에게 고스란히 이어지는 일이 거의 절반에 이르지만, 캐나다,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에서는 그 절반 정도일 뿐이다. 밝혀진 대로라면 덴마크와 캐나다의 청소년이 미국 청소년에 비해 가난한 집에 태어났다가 부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4. 부잣집(연소득 20만 달러 이상) 출신으로 SAT 1,600점 만점에 1,400점 이상 기록할 가능성은 다섯에 하나다. 가난한 집(연소득 2만 달러 이하) 출신은 그 가능성이 오십에 하나다. 5. .. 2021. 2. 28.
소녀, 아내, 엄마가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소녀, 아내, 엄마가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무슨 제목이 이래? 그럼 어떤 얼굴을 하고 있다는 거지? 제목만 보고는 무슨 책인지 감이 안 옵니다. 예전에 함께 공부하던 지인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줬지만 책을 펴기 전엔 이렇게 잔인하고 슬프고 무겁고 아름다운 이야기인 줄 몰랐습니다. 이 책은 물론 전쟁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여자들의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책에 나오는 수많은 주인공들은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싸웠던 러시아 여성입니다.   전쟁에서 흔히 등장하는 작전이 어떻고, 승리가 어떻고, 영웅이 어떻고, 무기가 어떻다는 얘기는 하나도 안나옵니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인 여자들이 보고 느낀 건 내가 여태 상상한.. 2020. 4. 5.
살아남은 자의 슬픔 : 프레모 레비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살아남은 자의 슬픔 : 프레모 레비      다른 사람 대신에 살아남았기 때문에 부끄러운가? 특히, 나보다 더 관대하고, 더 섬세하고, 더 현명하고, 더 쓸모 있고, 더 자격이 있는 사람 대신에? 그런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자신을 찬찬히 검토하고, 자신의 기억을 모두 되살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 또 그 기억들 중 무엇도 가면을 쓰고 있거나 위장하고 있지 않기를 바라면서 스스로를 점검해본다.   그런데 아니다. 명백한 범법행위를 발견하지 못한다. 누구의 자리를 빼앗은 적도 없고, 누구를 구타한 적도 없으며(그럴 힘이라도 있었겠는가?), 어떤 임무를 받아들인 적도 없고(맡겨지지도 않았지만....), 그 누구의 빵도 훔친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런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각자가 자기 형제의.. 2020. 2. 17.
백장미를 기억하는 이들은 어디로 갔나? : 잉에 숄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백장미를 기억하는 이들은 어디로 갔나? : 잉에 숄    # 백장미단(독일어 Weiße Rose 바이세 로제)  백장미단은 나치에 대항하여 뮌헨 대학교의 학생들과 그들의 지도교수가 구성한 비폭력 저항 단체다. 1942년에 결성되어 1943년 2월까지 전단을 만들어 뿌리는 일로 나치에 대항하다 여섯 번째 전단을 대학교에서 뿌리던 숄 남매가 나치 당원 학교 경비에게 발각되면서 일원 전체가 체포되어 사형당했다. (글 인용 : 위키백과)  백장미단의 핵심 멤버. 왼쪽부터 한스, 조피, 그리고 크리스토프사진 출처 : http://www.spiegel.de/fotostrecke/weisse-rose-der-tod-von-sophie-und-hans-scholl-fotostrecke-158588.html   # 백장.. 2018. 11. 14.
나는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 강광석 외 38인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 강광석 외 38인    포항으로 일자리를 옮겨 맞는 첫번째 휴일, 달팽이 책방으로 향합니다. 포항에 작은 책방이라도 있을까 싶어 검색을 했더니, 온통 달팽이 책방만 나옵니다. 큰 책방, 서점, 그냥 책방으로 검색해도 달팽이 책방만 나오는군요. 호기심이 일고, 마침 읽을 책도 떨어졌기에 겸사겸사 나섰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카카오맵이 가르쳐주는 대로 발길을 옮깁니다. 철길을 건너 주택가가 나옵니다. 지도상으로는 다와가는데 도무지 책방이 나올 그럴 골목이 아닌데, 그럴 골목이 정말 아닌 곳에 책방이 툭 하고 나타났습니다. 낡았지만 나름 운치가 있는 건물 외관을 천천히 둘러보고 책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몇몇 사람들이 책을 보고 있습니다. 작은 책방이라 넓은 공간은 아니었지만 .. 2018. 4. 18.
아우슈비츠의 생생하고도 담담한 기록 : 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아우슈비츠의 생생하고도 담담한 기록 : 프리모 레비     ...... 언제까지? 이런 질문을 하면 고참들은 웃는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수용소에 갓 들어왔음을 알아차린다. 그들은 웃기만 할 뿐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미래의 문제는 몇 달 전부터, 몇 년 전부터 빛을 잃었다. 눈앞의 급박하고 구체적인 문제 앞에서 먼 미래의 중요성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눈이 오지 않을까? 부려놔야 할 석탄이 있을까? 오늘은 얼마나 먹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들 앞에서. (p.49)   그렇게 밤새도록 자다 깨고 악몽이 교차하는 가운데, 기상 시간을 가늠하거나 그것을 두려워하느라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기상.' 따뜻한 담요가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경계, 잠이라는 튼튼한 갑옷, 고통스럽기도 한 밤으로의 탈출,.. 2017. 8. 26.
진보정치의 진심을 읽다 : 이정희 <이정희, 다시 시작하는 대화> 진보정치의 진심을 읽다 : 이정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를 원한다면, 자신과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고 함께 꿈꾸는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래야 가치가 생명력을 얻고 발전해간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상상의 날개를 펴는 것도 사람들의 조직이 만들어져 그 힘으로 밑바침될 때 가능하다. (p.251)       이제 살 맛 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과거 절대악을 행하던 무리들은 속속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숨어 있는 무리들의 악행 또한 드러나고 있고, 그들에 대한 심판도 머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꼬이고 꼬였던 실타래들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하나하나 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야 제대로 된 나라가 되겠다고 기뻐합니다. 57년 전 419 혁명 후, 혹은 3.. 2017. 7. 9.
기억해야 할 사람들, 잊지 말아야 할 사건들 : 김효순의 조국이 버린 사람들 기억해야 할 사람들, 잊지 말아야 할 사건들 : 김효순의 조국이 버린 사람들   학원 간첩단 침투 사건 (11.22 사건) : 1975년 11월 22일 발생한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조작 사건.    중앙정보부는 당시 "모국 유학생 북괴 간첩이 한국 사회의 자유화와 민주와에 편승해 대학가의 학생 데모를 배후 조종해 사회 불안을 조성하고 이른바 결정적 시기에 국가변란을 꾀했다' 라고 밝혔다. 재일동포 유학생 17명을 포함하여 그들과 친했던 서울대, 부산대, 고려대 학생들이 반공법 위반, 간첩 방조최 등으로 함께 체포되었다. 당시 대한민국 검찰은 재일동포 유학생 17명 중 5명에게 사형을, 12명에게 무기징역에서 10년을 구형했고, 대법원은 4명에게 사형을 확정하고 11명에게 무기징역에서 5년을 선고했다.  .. 2016. 7. 3.
5월 35일을 아시나요? : 위화의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간다 5월 35일을 아시나요? : 위화의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간다   5월 35일   이것은 허구의 날짜일까? 아니다. 진실이다. 이 날짜는 1989년 6월 4일의 톈안문 사건을 가리킨다. 6월 4일은 중국의 인터넷에서는 금지된 날짜다. 사람들은 이 날을 기념하면서 교묘하게 '5월 35일'이라는 가상을 날자를 만들어 정부 당국의 인터넷 검열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p.7)   톈안문 광장에 모인 시민과 학생들. 그들이 정부에 요구한 것은 민주화와 부정부패의 척결이었다. 마오의 사망이후 덩샤오핑이 집권하면서 문화대혁명의 잘못된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내고, 쥐를 잘 잡는 고양이면 검은 넘이든 흰 넘이든 상관없이 우대하는 개혁개방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부정부패는 더욱 심해지고, 아래에 고인 백성을 더 살.. 2016. 5. 22.
이것이 대한민국의 판결이더냐 :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의 공평한가 이것이 대한민국의 판결이더냐 :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의 공평한가     1.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한 것은 위법인가 2. 국정원장의 댓글 명령은 선거법 위반인가 3. 선거는 만 19살부터 할 수 있는 건 타당한가 4. 군대가 저거 맘대로 불온서적을 정하고, 군인에게 읽지 말라고 하는 건 불법 아이가 5. 법적으로 성별을 정정하려면 꼭 고추를 바꿔 달아야 하는데 이것은 타당한 일인가 6. 학생이 자살했다면, 학교와 시는 그 자살에 대해 책임이 있는가 7. 삼성에서 떡고물을 준 검사들의 실명을 인터넷으로 공개한 국회의원은 유죄인가 8. 한 중학교 미술교사의 작품 (성기 그림과 나체 사진)은 음란물인가 9. 선생님들이 시국선언을 하면 공무원법 위반인가   간통법이 드디어(?) 폐지되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2015.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