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기의 즐거움, 늙기의 자연스러움, 늙기의 두려움 : 김훈 <허송세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빠 병원에 가셨는데, 오빠야 니가 좀 가봐야 될 것 같다." 동생의 목소리에 다급함이 묻어났고, 나는 자초지종을 묻지도 않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하니, 아버지는 진료실 앞에서 주무시고 계셨다. "아버지, 아버지, 진료는 보셨어요?" 하며 깨웠고, 아버지는 의사를 만났는지 안만났는지도 모르겠다고 어눌하게 말씀하셨다. 혹시 몰라 1층 접수에 가니 이미 접수는 했다고 한다. 담당 간호사에게 다가가 어찌 된 일이냐고, 의사를 뵐 수 있냐고 물었다. 간호사는 진료는 봤고, 아마도 부정맥이 원인인 것 같으니, 부정맥으로 다니던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수 내과에서 간호사가 모시고 왔다고 했다. 요약하면 몸이 좋지 않아 근처 내..
2024.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