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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야기27

신여성으로 살다가 객사한 여자 : 나혜석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김우영과 나혜석은 부부입니다. 우영이 혜석을 보고 한 눈에 반해 죽기로 따라다녔습니다. 우영은 혜석보다 열 살이나 많고 또 결혼도 한 번 했었습니다. 아내가 일찍 죽었죠. 하지만 혜석에게는 진심으로 사랑을 느꼈습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면 백 번을 찍습니다. 그런 우영의 열정과 끈기에 혜석은 넘어가기 시작합니다. 혜석은 세 가지의 조건을 들어주면 결혼하겠다고 합니다. 그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생을 두고 지금과 같이 나를 사랑해 주시오. 그림 그리는 것을 방해하지 마시오. 시어머니와 전실 딸과는 벌거케 하여 주시오. (p.161) 이미 혜석에게 영혼을 뺏긴 우영은 무조건하고 응낙하였습니다. 부부가 되었죠.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사건이 터집니다. 프랑스에 살다가 우영은 독일로 떠나고 혜석은 파.. 2021. 7. 20.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 함석헌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함석헌 하면 우선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한다'가 떠오릅니다. 좁게는 자유당 독재를 비판한 글이지만, 실은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을 겪고도 반성하지 않는 한국인 모두를 향한 외침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의 참화를 겪고서도 평화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있는 한, 이 외침은 언제까지나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철학사 p.769) 얼마 전에 전호근 선생이 쓴 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31분의 철학자들이 나오는데, 현대 편의 함석헌 선생에 대해 쓴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위의 경구를 참 좋아합니다. 도자기에 적어 작품을 만들어서 공방에 전시해 두기도 했습니다. 함석헌 선생이 본 우리 역사는 책장을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수난의 연속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역사 선생님이 된 걸.. 2021. 7. 16.
내가 방황할 때마다 역사책을 읽는 이유 : 최재성 <역사의 쓸모> 이 책 '협상의 달인' 편에 서희가 나옵니다. 거란 장군 소손녕의 관심은 고려와의 전쟁이 아니라 송나라 정벌에 있고, 송나라를 치러 갔을 때 후방에서 고려가 자신들을 공격할까봐 우려했습니다. 그걸 파악한 서희는 여진이 다스리고 있는 강동 6주를 주면 거란이랑 친하게 지낼거라고 제안하죠. 이 제안에 소손녕도 아주 만족해 했습니다. 서로 상대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서로가 원하는 걸 얻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중3 아들놈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강아, 서희라고 아나? 알죠. 고려시대. 서희. 담판 외교. 학교에서 배웠어요. 오오~~ 그래? 서희가 머했는데? 강동 6주를 달라고 했잖아요. 누구한테? 거란이 쳐들어왔을 때, 소손녕한테 가 가지고 "강동 6주를 주시오!" 하니까 소손녕이 배짱에 쫄아서 줬잖아요. 배.. 2021. 6. 30.
우리는 왜 헤이그 특사 3인을 기억해야할까? : 김태웅, 김대호 <한국 근대사를 꿰뚫는 질문 29> 1. 대원군의 쇄국정책은 진짜 망국의 원흉인가? 조선은 대원군이 물러나고 3년 뒤인 1876년에 문호를 개방했다(일본과 강화도조약을 맺었다). 중국이 1842년, 일본이 1854년에 개항했으니 그보다는 훨씬 늦은 것이 사실이다. 당시의 정세를 고려하면 대원군이 취했던 쇄국은 당연한 것이었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다른 나라들은 서양에 문을 열자마자 점령당하거나 불평등 조약을 맺었다. 그리고 개방을 한다고 해서 얻을 경제적 이익도 크지 않았다. 또한 당시 서원철폐, 경복궁 중건 등으로 양반 지배층과 백성들에게 원망의 대상이 되었다. 대내의 불만을 밖으로 돌리고자 서구 열강의 요구에 강력하게 대응하여 '서양 오랑캐'와 맞서는 것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명분이 되었다. 요약하자면, 역사적으로 대원.. 2021.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