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대통령 한명 바뀌었을 뿐인데.... : 문재인 이나미 <운명에서 희망으로>
<노무현 재단>은 노 대통령에 대한 추모와 기념사업을 넘어서서, 그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를 그렇게 떠나보내고 남은 자들의 도리일 것이다. 그와 오랜 인연이 있고, 그를 좋아해서만이 아니다. 그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세상'은 요즘 말로 하면 '복지국가의 꿈'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더 넓은 뜻이다. 경제적 복지를 넘어서서 빈부귀천 가리지 않고 누구나 똑같이 존엄한 세상을 뜻한다. 역시 그 토대는 복지국가라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퇴임 후 여생을 바쳐 연구하고자 한 '진보적 민주주의' 라는 것도 결국은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민주주의였다. 정치에 처음 입문할 때 초심이 대통령에서 퇴임한 후까지도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굴곡이 많고 평탄치 않은 삶이었다. 돌아보면 신의 섭리 혹은 운명 같은 것이 나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어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한가운데에 노무현 변호사와의 만남이 있었다. 그는 나보다 어렵게 자랐고 대학도 갈 수 없었다. 어려운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나보다 훨씬 뜨거웠고, 돕는 것도 훨씬 치열했다.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적당히 안락하게, 그리고 적당히 도우면서 살았을 지 모른다. 그의 치열함이 나를 늘 각성시켰다. - 문재인의 <운명> 중에서
사진 출처 : 나무위키
대통령 한명 바뀌었는데 나라가 이렇게 바뀌다니.....
단지 대통령 한명 바뀌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나라가 이렇게 확 달라졌습니다. 권력에 가장 가까이에도 있어보고, 또 오랜 준비기간으로 머리 속에 어느 정도의 구상은 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그의 행보는 너무 쏜살같아서, 쏟아져 나오는 뉴스를 따라가기가 힘듭니다. 무엇보다 자리를 낮추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그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입니다. 이제 나라 걱정은 한 시름 놓았습니다. 이제 니만 잘하면 된다.
잠깐 문재인 정부를 한번 살펴보고 갈까요? 먼저 비서실장은 전대협 3기 의장이자 신출귀몰 임길동 임종석입니다. 민정수석은 서사연 창립 멤버이자 검찰 개혁의 선두 꽃보다 수석 조국이구요, 정책실장은 장하준 교수의 사촌 형이자 호남 최고의 명문가 출신인 그 유명한 장하성 교수입니다. 국무총리 이낙연, 국정원장 서훈, 외교부 장관 강경화(지명), 보훈처장 피우진, 공정위 위원장 김상조, 문체부 장관 도종환 등.... 뭐, 이 정도면 레알의 지구방위대 스쿼드도 울고 갈 지경입니다.
정부에서 일을 할 사람들을 구성하는 것도, 낮은 경호로 국민과 좀 더 가까이에서 스킨쉽을 하는 그의 모습도, 4대강 보 개방을 필두로 개혁과제를 스스럼 없이 전광석화처럼 이행하는 것도 다 맘에 듭니다.... 만, 가장 그가 멋있게 보이는 것은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당신을 보는 눈빛입니다. 정쑤기 누님이 명왕을 보는 눈빛에는 정말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습니다. 명왕이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이라구요? 절대 아닙니다. 연애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변함없이 한결 같습니다.
연애 시절, 이 정도의 눈빛은 누구나 받는다. 나도 그랬다. 일본에서의 신혼 시절 사진을 보면, 울 마눌의 눈빛이 사진의 저 눈빛이다. 딱 1년 그랬다. 지금은 어이구 인간아!! 근데, 이게 나이 60이 넘어서도 저게 계속 유지된다는 건..... 도대체 명왕은 어떤 마법을 쓴 걸까? 아내로부터 사랑과 존경의 눈빛을 평생 받는 남자, 노대통령은 문재인 같은 친구가 있어 자신이 대통령 깜이 된다고 하셨는데, 문통은 아내의 저 눈빛 하나로 대통령 깜이 된다.
'얼굴이 먼저다' 임 비서실장과 조 민정수석 정도를 거느리려면 이 정도는 생겨줘야지. 참 멋있게 늙으셨다. 큰 아들 녀석이 아시아에서 가장 잘 생긴 대통령이라고 한다. 모든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했고, 모든 남편은 그가 대접하는 만큼 아내로부터 대접을 받는다. By Keaton Kim 문통이 아내로부터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은, 물론 그의 간지나는 생김과 기품도 있지만, 아내를 그만큼 사랑하고 존중해줬음이 분명하다.
책의 내용은 그리 새로울 것도 특별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상상했던, 그리고 머리속에 그렸던 문재인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가 미디어에서 여러차례 이야기했던, 그의 머리 속에 있던 생각들이 활자화되어 있습니다. 특히 남북관계의 해법으로, 경제가 북한에 먼저 진출하여 대륙으로 이어지는, 그래서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시베리아 쪽으로 연결되어 유럽에까지 이어지고, 시베리아의 가스관이 국내까지 연결되고, 그러면서 북한의 경제력이 자생적으로 올라가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그런 구상들이 참여정부 시절에 이미 상당히 진도가 나갔던 협의들이라는 게 좀 놀라웠고, 어서 그런 날이 왔으면 하고 기대하게 만듭니다.
그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성공한 대통령만 가지고는 이제 부족합니다. 정조가 그랬고, 노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그 후에 어떤 권력자가 오느냐에 따라 5년의 노력이 완전 물거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집권 기간동안 자신이 만들어 놓은 것들을 더욱 훌륭하게 다듬을 수 있는 후계자가 나올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부디 그러길 바랍니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문재인의 운명>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서두에서도 예전에 적었놓았던 <운명>의 몇 구절을 옮겨왔습니다만, 이제 당신이 이 나라 대통령이 된 것으로 숙제의 절반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살 맛 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노통과의 그 운명을 바탕으로, '대통령 문재인'을 완성하는 것만 남았습니다. 아내 정숙 여사 뿐만 아니라 온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의 눈빛을 받는 그런 대통령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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