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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이야기43

고전의 지혜는 나를 현명하게 만들어 줄까? 전호근 <사람의 씨앗> 1. 사람이 다쳤느냐? 에 기록된 내용을 읽어보면 참으로 이상하다. 난생 처음 듣는 신기한 이야기도 아니고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칠 만큼 재미난 이야기도 아니고 가슴 불타는 정의감을 불러일으키는 말도 아니기 때문이다. 에 나오는 이야기는 이를테면 이런 이야기다. 마구간에 불이 났다. 공자가 퇴근하여 그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물었다. "사람이 다쳤느냐?" 그러고는 말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p.17) 즐겨보는 드라마 에 겨울이가 정원이에게 자기 집안의 개판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아빠는 가정 폭행범이고 엄마는 아빠한테 맞아서 반병신이 되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고. 정원이의 반응이 궁금했는데, "니 탓이 아니야. 니가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라고 위로한다. 의 저 구절이 생각났다. 논어는 이천오백 년 .. 2021. 8. 28.
얼른 글 쓰고 유튜브 봐야지 : 김성우 엄기호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하루의 모든 일을 마치고 방에 눕습니다. 그리곤 유튜브를 봅니다. 새로운 동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긴벌레의 턱걸이 영상, 하하하의 고양이 영상, 곽튜브의 러시아 여행기, 믈브의 야구, 장삐쭈의 군대 이야기, 오늘 있었던 바둑 하이라이트, 새로운 영화 소개까지,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보면 두 시간은 후딱 가버립니다. 누워서 뒹굴거리며 유튜브 보는 시간이 가장 편안한 시간입니다. 책을 읽으면 잠이 잘 오는데 동영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보기만 하면 됩니다. 유튜브가 다 결론까지 알아서 내줍니다. 하지만 단점이 있습니다. 볼 땐 재미있는데 다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건 거의 없습니다. 하루에 두 시간이면 십이분의 일을 사용하는데 좀 허망합니다. 그 시간에 책을 봤다면 남는 .. 2021. 8. 13.
선생님 부모님 말씀은 언제나 옳을까? : 이유선 조원희 <행복이 정말 인생의 목표일까?> 1. 물건을 살 때 자유를 느낀다고? 바우만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사회를 소비자 사회라고 봐요. 사람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고, 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소비'라는 것이에요. 사람들은 오늘날 상품을 사는 데서 자유를 느끼고, 자신의 자유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거죠. 그것이 왜 자유로 느껴지냐면 세상에는 그 상품을 살 수 없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에요. 누군가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는 데서 소비자는 그것을 자유로운 행위라고 여긴다는 거죠. 자유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이렇듯 '차이'에서 비롯된 행위라는 거예요. (p.42) 2. 공부 안하면 저렇게 된다고? 마르크스는 노동을 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된 이유를 노동하는 사람이 그 결과물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고, 노동을 통해서 무엇이 만들어지고 .. 2021. 8. 6.
유머 감각은 키우는 것이 아니라 회복하는 것이다 : 김찬호 <유머니즘> 어제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건축 강의가 있었습니다. 어찌어찌 마쳤습니다만, 밤에 누워 가만히 강의를 돌이켜보니 이불킥이 절로 나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감동을 학생들에게 잘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저 건축물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는데, 그 감동을 학생들한테 온전하게 전달하기가 참 힘듭니다. 말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학생들 표정을 봐도 멀뚱멀뚱했습니다. 전혀 몰입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고민이고 숙제입니다. 그런 걸 고민하니 강의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그런데 자기의 경험을 아주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강사가 참 많습니다. 말을 참 재미있게 잘 합니다. 듣다가 자지러지게 웃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세바시'에 나오는 대부분의 강사가 그렇습니다. 그런 건 타고 나는 걸까요, 아니면 .. 2021.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