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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이야기43

늘 깨어 있어라 : 고병권 외 9인 <리영희를 함께 읽다> 큰 아들넘이 군대에 갔습니다. 편지를 써달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시했으나 훈련병이 가장 기다리는 게 편지라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편지가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정약용이 아들에게 썼던 편지가 떠올랐습니다. 책 읽으라고 썼습니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썼습니다. 아, 나도 그렇게 쓰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책이라고는 읽지 않았던 아들넘이 책에 관한 편지를 읽고선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뻔하게 보였지만, 뭐, 그건 지 일이고, 저는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썼습니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 있어서 어떤 책들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함께 가졌습니다. 그랬더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이 리영희 선생의 였습니다. 저 책으로 세상을 .. 2021. 7. 3.
매순간 있는 힘껏 사랑하라 : 정혜윤 <앞으로 올 사랑> 고래를 사랑하는 영화 감독은 일본의 포경 허용 지역으로 취재를 갑니다. 그 지역 경찰과 사람들은 이 이방인을 경계하고 위협합니다. 그런데 그 삼엄한 경계 속에서 그가 본 것은 돌고래를 집단으로 죽이는 겁니다. 아니, 왜? 그 이유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참치를 많이 잡으려고, 그래서 참치의 포식자인 돌고래를 살육한 겁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감독은 수산업의 이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쉽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이 바다의 생명들을 위협한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실제 바다 쓰레기의 대부분은 어업 폐기물이라고 합니다. 쓰고 버린 그물이 가장 치명적이라는 거죠. 바다의 여러 생명체들은 이제 얼마 못가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해질 운명입니다. 바로 인간때문입니다. 마구잡이로 모든 물고기를 잡아버리는 인간의 .. 2021. 6. 27.
우리나라 철학자 조상님들이 이렇게나 매력적이었다니.... : 전호근 <한국철학사> 1. 사회주의적 분배 방식 차병직의 이라는 책을 보면 어떤 한국인이 헝가리에 갔다가 거기서 사회주의적 분배 방식이 어떤 건지 깨달았다는 일화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과 장수 할머니가 사과를 팔고 있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과를 사 가는데 그 할머니가 하나는 좋은 것, 하나는 나쁜 것 이런 식으로 섞어서 팔아요. 한국 사람이 할머니에게 "돈을 더 줄테니 좋은 것만 달라"고 했더니 할머니가 "너한테는 안팔아" 했답니다. 왜 그 사람들은 그렇게 살까요? 어리석어서? 왜 한국 사람은 모두 좋은 것만을 원할까요? 다 나름의 입장이 있죠. 할머니 얘기는, 먼저 온 사람이 좋은 것 다 가져가면 뒤에 온 사람은 뭘 가지고 가느냐는 거고, 한국 사람은 아침에 부지런히 일어났으니까 좋은 걸 가져갈 자격이 있다, 이렇게 생.. 2021. 6. 8.
유토피아 라다크에 드리워진 빛과 그림자 : 헬레나 노르베리-호치 <오래된 미래> 유토피아 라다크에 드리워진 빛과 그림자 : 헬레나 노르베리-호치 나는 공동체와 땅과의 긴밀한 관계가 물질적인 부나 고급기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인간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았다. 나는 삶의 다른 길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241) '작은 티베트'라고 불리는 라다크는 비록 인도 영토의 일부로 편입되어 있지만, 천년 넘게 독자적인 언어와 티베트 불교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자급자족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공동체입니다. 1975년 라다크는 인도 중앙정부의 결정에 따라 외국 관광객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합니다. 스웨덴 출신의 여성학자 헬레나 노르베리-호치는 이 해에 라다크를 찾아간 소수의 서구인 중의 한사람입니다. 헬레나는 라다크 말을 배우고 그들을 들여다 봅니다. 거칠고 황량한 풍토 .. 2020.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