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 이야기

아내가 여태 함께 산 그 여자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 루안 브리젠딘 <여자의 뇌>

by 개락당 대표 2020. 8. 22.

 

 

 

아내가 여태 함께 산 그 여자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 루안 브리젠딘 <여자의 뇌>

 

 

 

 

 

 

1.

경제적 능력이 충분한 멜리사 역시 본인은 의식하지 못했을지라도 짝을 찾는 방식에 있어서 바우어새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수컷 바우어새는 암컷에게 특이한 방식으로 구애를 하는데, 바로 둥지를 짓는 것이다. 암컷 바우어새는 짝을 지을 때 가장 아름답고 튼튼한 둥지를 짓는 수컷을 선택한다. (p.115)

 

 

 

2.

엄마들은 딸에게 새 남자친구에게 너무 빨리,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이것은 엄마들이 의식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현명한 충고다. 포옹과 같은 스킨십은 특히 여자에게서 옥시토신이 방출되도록 만든다. 그리고 옥시토신이 방출되면 옂는 더욱 쉽게 상대 남자를 신회하게 된다. 남자가 말하는 것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무작정 그대로 믿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p.126)

 

 

 

3.

여자는 긴장이 없는 편안하고 안락한 상태가 아니면 좀처럼 오르가즘에 도달하지 못한다. 여자의 오르가즘을 연구하기 위해 뇌를 스캔한 결과를 보면, 섹스를 하기 전에 몸과 마음이 모두 충분히 편안한 상태에 있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자에게 긴장의 이완 - 뜨거운 목욕, 발 마사지, 휴가, 술을 이용한 - 은 오르가즘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주며, 편안하지 않은 상대와의 관계에서도 오르가즘을 도달할 수 있게 해준다. (p.147)

 

 

 

4.

여자를 위한 핑크색 비아그라를 발견하려는 지금까지의 노력은 허사로 돌아갔다. 화이자 제약회사는 클리토리스에 혈액을 공급해줌으로써 여자들의 성적인 즐거움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품을 개발해왔는데, 2004년에 8년간의 연구를 포기했다. (중략) 클리토리스는 사실상 허리 아래에 있는 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행동은 허리 아래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심리적 요소만으로 좌우되는 것도 아니다. 현대 신경과학자들에게 심리적인 것과 생리적인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그것은 동전의 양면 그 자체다. (p.151)

 

 

 

5.

20~30대 남자의 85퍼센트는 52초마다 섹스에 관해 생각하는 반면, 여자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한 번 정도 생각한다. (중략) 제인은 너무 피곤한 나머지 일시적으로 성적 욕망이 사라진 것뿐인데, 이반은 그녀의 사랑을 의심했다. 제인은 클리닉에서의 상담을 통해 이러한 과정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여자가 대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듯, 남자에게는 섹스가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제인은 이반에게 "좋아. 이제 남자들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보도록 할게."라고 말했다. (p.169)

 

 

 

6.

즉, 엄마가 충분한 양육을 제공하지 않는 환경에서 자랄 경우, 사춘기 전에 우호적인 환경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아이가 나중에 엄마가 되었을 때 자기 자식을 충분히 보살피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엄마에게서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딸의 입장에서는 엄마의 양육 태도를 자신이 그대로 물려받는다는 것이 너무도 끔찍한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는 엄마의 모성애, 양육 능력이 딸과 손녀에게로까지 대물림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p.204)

 

 

 

7.

내가 발목이 부러졌을 때 여자친구들은 우리 집으로 와서 위로와 치료를 해줬다. 그들은 내가 좁은 방에 갇혀서 답답해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줬다. 반면 남자친구들은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라는 말만 한마디 한 뒤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 이것은 남자들이 의도적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고대 때부터 입력된 프로그램 때문일 수 있다. 남자들은 힘든 시기를 보내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들은 문제를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며, 여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잠만경도 내리고 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잠수함은 수심 깊숙이 내려간다. (p.233)

 

 

 

8.

호르몬이 변덕을 부리는 시기의 성적 반응은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42~52세에 이른 여자들의 50퍼센트는 섹스에 대한 흥미를 잃고, 성적인 흥분을 느끼기 힘들어지며, 오르가즘의 빈도와 강도도 줄어든다. 완경 무렵의 여자들은 20대에 가졌던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60퍼센트 정도를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테스코스테론의 대체물 - 패치, 알약, 젤 등과 같은 - 은 이용 가능하다. (중략) 성욕에 대한 그녀의 뇌회로는 소량의 호르몬 연료를 공급받은 덕분에 재점화될 수 있었다. 이처럼 호르몬은 기억과 성적 충동 모두를 좌우한다. 허리 아래에 있는 또 하나의 여자 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시들게 될 것이다. (p.264)

 

 

 

9.

50세 이상이 여자들 5명 중 4명은 타인을 도울 수 있는 일을 갖는 것이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많은 완경기 여자들이 처음에 보인 충동은 스스로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이었지만, 일단 그뒤에 따라오는 재생의 시기에는 타인을 돕는 방향으로 이끌린다. (p.271)

 

 

 

10.

일주일 뒤에 실비아는 딸이 한 말을 내게 얘기해줬다. "엄마, 엄마가 요즘 좀 이상한 거 알아요? 아빠가 겁을 먹고 있어요. 아빠는 엄마가 30년 동안 자기랑 결혼생활을 해왔던 그 여자가 맞는지 의심스럽대요. 엄마가 어떤 짓을 저지를 지 두렵대요. 예를 들면 모든 돈을 챙겨가지고 도망간다든지 하는 짓 말예요." 물론 실비아는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맞는 말이었다. 그녀는 어느 날 남편이 자신을 보며 "당신, 내 아내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라고 고함을 쳤다고 내게 말했다. (p.275)

 

 

 

 

 

 

 

사진 출처 : http://ch.yes24.com/Article/View/40016

 

 

 

너무나도 변해버린 아내의 모습에 아내에게 "당신, 내 아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라고 했다는 어느 남편 이야기에서 빵 터졌습니다. 저의 심정이 그의 심정이었거든요. 사실 이 책을 읽은 이유도 지난 날과 완전히 달라져 버린 아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였습니다.

 

 

 

함께 산 지 20년이 되니 이제 아내에게는 남편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생겼습니다. 자신의 일, 자식, 친구..... 뭐 이런 순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네, 그렇습니다. 남편은 이제 아내에게 좀 덜 소중하고 덜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가 아니라, 귀찮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사갈 때 남편이 강아지를 안고 있는 이유가 그래야 데리고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되어 버린 거죠. 나는 아직 옛날의 그 애틋한 마음을 아직 가지고 있는데 말이에요. 그런 걸 보면 여자들이 훨씬 현실적인 동물인 것 같습니다.

 

 

 

알다가도 모를 여자의 마음은 여자의 뇌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여자의 뇌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는 군요. 여자의 성장 과정에 걸쳐 어떤 호르몬이 여자의 뇌를 점령하는지 설명하고 그래서 이런저런 행동을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결혼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아내를 두고 "그게 정상이야!"라고 말하네요. "그게 우찌 정상이고??"라며 항의해 보았지만, 네, 정상이랩니다.  

 

 

 

그 옛날 연애 시절, 혹은 결혼 초기의 사랑스럽고 애교 많은 아내로 돌아오기를 바라지만 그건  아얘 글렀다고 말해줍니다. 이제 그런 희망은 가지지 말라고 하네요. 크헉. 그럼 우찌 하나요? 답은 이미 나와 있네요. 그런 아내에 맞추어 남은 인생을 사는 방법 밖에요.

 

 

 

그렇댑니다. 그렇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