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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이야기

아빠, 근의 공식 이딴거는 왜 배워요? : 이권우 <배우면 나와 세상을 이해하게 됩니다>

by 개락당 대표 2019. 5. 5.

 

 

 

아빠, 근의 공식 이딴거는 왜 배워요? : 이권우 <배우면 나와 세상을 이해하게 됩니다>

 

 

 

딸 : 아빠, 근의 공식 알아요?

나 : 알지. 이에이분의 마이너스비 플러스마이너스 루뜨...

 

 

딸 : 근데, 이딴거는 왜 배워요?

나 : .....

 

 

 

그러게. 그딴거는 왜 배우고 그럴까. 나도 그거 배워서 시험칠 때 말고는 써먹어 본 적이 없는데. 논리력과 사고력의 증진? 아서라. 나도 자신이 없는데 고1 딸이 설득될리 만무하다. 아이에게 해줄 답이 궁하다. 나도 30년 전에 저딴거를 배웠을텐데 왜 배우는지 몰랐다. 그냥 외우라니 외웠던 기억밖에. 그래도 딸은 저런 질문을 한다. 배움에 대해 의문을 느끼는 딸이 그 시절의 나보다 낫다고 해야 하나. 

 

 

 

 

 

 

다음 세대가 묻는다

늘 공부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이권우가 답한다

나만 잘사는 세계에서 벗어나 남의 고통을 이해하고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는 세계를 꿈꾸게 해주는 것이 공부이기 때문입니다.

 

 

 

딸의 물음에 어버버했던 나와는 달리 저자 이권우는 명쾌하게 해답을 내놨다. 공부를 하면 남의 고통을 이해하고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다. 아니 이렇게 멋진 말을. 이렇다는데 어찌 공부를 안하고 배기겠는가. 이 문장이 책의 핵심이다.

 

  

 

Q. 그럼 공부란 무엇인가요?

 

A. 한자로 학문學問은 배울 학 물을 문입니다. 지식을 배우는 것이 '학'이고 그 지식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비판적인 관점에서 의문을 가지고 반문하는 것이 '문'입니다. 지식을 배울 때는 항상 자신의 입장에서 되짚어보는 자세(즉 '問')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게 공부입니다.

 

 

 

Q. 인공지능의 시대에 걸맞는 공부법은 무엇인가요?

 

A. 아주 단순합니다. 읽고 토론하고 쓰면 됩니다. 인간 지성의 특징이 여기서 비롯되었고, 창조성의 자리에 등극할 수 있는 바탕힘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순서를 바꿉시다. 쓰기가 맨 앞에 와야 합니다. 단언하건대, 쓰려고 읽는 일이야말로 가장 미래적인 공부방법입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요구하는 인재상이 달라져도 공부의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배우고 익히는 것, 즉 지식을 배워 그것을 나의 입장에서 되짚어 보고, 그래서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방법론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읽고 토론하고 쓰기다. 읽기가 지식을 배우는 것이라면, 토론하고 쓰기는 배운 것을 자기만의 것으로 소화시키는 것이다. 참으로 간단하다.

 

 

 

사진 출처 : https://www.sangsangmadang.com/webzine/detail/734

 

 

 

다시 복습해보자. 저자는 공부의 가장 중요한 미덕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이라 했다(영국 비평가 러스킨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이 예술의 목적이라고 했다. 맞다. 예술도 공부다). 즉, 공감능력을 키우는 것이 공부의 역할이라는 말이다. 부모 세대는 이런 공부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간디 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들은 다르다. 이런 공부 많이 한다. 굳이 배우는 공부가 아니더라도, 평상에 누워 구름을 보거나 밤하늘 별을 보는 것은 공감의 감수성을 키우는데 더할 나위가 없다. 지금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공부다.

 

 

 

저자는 도서평론가인데, 자칭 책벌레다. 오래 전에 <호모부커스>라는 책을 내었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주제에 대한 책이다. <수상한 독서 클럽>이라는 강의도 10여 년간 이끌고 있다. '책'과 '공부'에 대해 오랫동안 공부한 사람이다. 책 제목에서도 저자의 깊은 내공이 드러난다.   

 

 

 

자, 이제 서두에 나온 딸의 물음에 답할 차례다. 딸아, 근의 공식을 알게 되면 남의 고통을 이해하게 되고 내가 행복해진단다. 이 말을 들은 딸의 반응은? 안봐도 뻔하다. 아빠, 뭐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