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VS 도널드 트럼프
1. 경제
중산층 세금 감면 VS 부자와 대기업 세금 감면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세율 인상 VS 중국에 세금 폭탄
2. 기후변화 및 환경
탄소 배출량 감소 VS 화석 연료 산업 지지
재생 에너지 투자 확대 VS 석탄과 석유 산업을 통한 에너지 자급자족
파리 기후 협약 복귀 VS 파리 기후 협약 탈퇴
3. 보건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 보험 혜택 VS 민간 보험 중심의 시스템
약값 인하 정책 VS 의료 선택권 확대
4. 이민
이민자 보호 VS 국경 장벽 건설과 무관용 정책
5. 평등
성 평등, 인종 차별 철폐 VS 전통적인 보수적 가치 중점
형사 사법 개혁 VS 특정 단체의 목소리에 비판적인 입장
6. 외교
동맹 관계 VS 무조건 미국 우선주의
어딜 봐도 앞에 것이 호모 사피엔스가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닌가. 뒤의 것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말이다. 조금 과장해서 앞의 것은 옳은 것, 뒤의 것은 그른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진보와 보수가 가진 각각의 가치라 하기에도 트럼프가 말하고 있는 건 오직 미국과 미국인을 위한 정책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카멀라는 흑인 여성이고 트럼프는 백인 할배다. 다양성의 나라 미국이 아니던가.
미국 대통령 선거 사상 최고의 박빙이 예상되었던 이번 선거는 너무 쉽게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트럼프는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적어도 천조국의 미국인라면 설마 트럼프를 뽑겠어? 했는데 설마가 카멀라도 잡고 나도 잡았다.
자신이 미국의 주인이라 여기는 백인들이, 다른 백인보다 못사는 건 인정하겠는데, 흑인이나 아시아인, 혹은 히스패닉이 자신보다 잘 사는 건, 이건 도저히 눈 뜨고 봐 줄수가 없어서 트럼프를 찍는다고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되었다. 다 같이 함께 잘 살자가 아닌 미국만 잘 살면 된다를 택했다. 지구야 어떻게 되든 상관 없고, 나만 풍족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실망이 크다고 해도 이건 아니잖아.
미국인 너거, 아주 대실망이야.
근데, 너거뜰도 한 이삼 년 지나고 나면 트럼프 찍은 손가락을 잘라내고 싶을 거다. 내 장담한다. 이건 너희들보다 조금 더 앞서 미래를 경험한 자의 저주다. 크크.
그러나 나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오히려 상대하기가 쉬웠어요. 자기 의견을 솔직하게 직설적으로 말해주니까요. 그러면 나도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면서 상대하면 되니까 오히려 쉬운거죠. 사드 문제, 한미 FTA 개정 문제,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그 때문에 서로 감정이 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70쪽)
경험자의 말씀이다. 석열아 똑똑히 새겨라.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솔직함이라 했고, 그렇기에 럼프 형이 수월했다고 썼다. 석열이가 문통에게 가서 럼프 형 상대하는 팁도 얻고, 조언도 구해서 미리 대비하면 좋으련만, 그럴리는 만무하겠지. 럼프 형 앞에서 고개 팍 숙이고 저자세로 나갈 석열이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자존심이 상할라 그런다.
이 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 기간동안 긴박했던 국제 정세 속에서 세계 정상들과 펼친 회담, 협상 등과 재미난 뒷담화가 나온다. 대담은, 문재인 정부 안보실에서 일했고, 지금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있는 최종건 선생이 맡았다.
책에서 제일 궁금한 지점은 역시 도보다리에서 정은이 엉아와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다.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두 사람은 판문점에서 만나 뜨거운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함께 냉면도 먹고 설주 언니와 정숙이 아줌마와 막 포옹하고 그랬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도보다리에서 둘이 나눈 공개 밀담이다.
- 이봐, 정은이 동생, 핵 그거 나 좀 나눠주시게.
- 행님, 공짜로요?
- 내가 류경호텔도 마무리 하고, 개성가는 철도, 길도 다 닦아줄게.
- 거기다가 남조선 이쁜이들도 좀 주시라요.
- 아, 그건 내가 대통령이라 좀 어렵고, 대신 미제 언니들 공수해줄게.
- 그럼 콜요.
뭐 이런 대화가 오가지 않았을까.
최종건 : 판문점회담의 상징적인 장면은 도보다리 대화였습니다. 여러 번 말씀하셨지만, 김 위원장이 대통령께 진솔하게 묻고 이야기했다는 것이거든요. 처음에 경계를 했을 텐데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 경계하는 마음이 풀려서 진솔하게 이야기하게 된 것일까요?
문재인 : 원래 그 일정은 점심 후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는 브레이크 타임에 잠시 넣은 휴식과 친교의 시간이었어요. 나로서는 그 기회에 진솔한 대화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단독회담을 해도 항상 배석자가 있기 때문에 단둘이 만날 기회가 잘 없어요. 외국하고 정상회담을 할 때도, 단 둘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귀해서 짧은 시간이라도 활용하려고 애씁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노벨평화상 이야기도 그런 시간에 하는 거죠. 공식 회담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니까요.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어서 이번에도 그런 시간을 갖고 싶었죠. 김위원장도 단둘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바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두 사람의 이야기가 길어졌죠.
최종건 : 결국 북미회담 잘하라는 이야기였습니까?
문재인 : 그렇죠, 나는 북미회담 잘하라는 거였고, 김위원장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미국을 설득하고 자기들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죠. (195쪽)
음, 분명히 핵 이야기랑 남조선 언니 이야기랑 했을 것 같은데..... 책에서도 역시 깊은 부분은 보여주지 않는군. 아, 저 때만 해도 뭔가 될 것 같아 무지 기대했었는데.
최종건 : 전작권이 전환된다면 대통령님은 군 통수권자로서 그 토대를 만들었다고 자부하십니까?
문재인 : 그렇다고 생각해요. 전작권이 전환될 경우 연합사를 어떻게 개편할지도 미국과 합의를 마쳤으니까요.
최종건 : 그런데 저는 우리 군이 여전히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해서 적극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재인 : 지금까지 그래왔죠. 미국이 전작권을 갖는 것에 안주해온 겁니다. 특히 군 원로 예비역들은 미온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니까 참 한심한 일이죠. (433쪽)
전시작전통제권은 아직 한미연합사령부가 가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가져올라고 그랬는데 잘 안됐고, 문재인 정부 때도 돌라고 했는데 잘 안됐다. 위에 나오는 것처럼 대한민국 군 원로가 반대하니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최종건 : 소위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처럼,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애국의 대가가 말뿐인 명예로 끝나지 않도록 국가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도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에 생계곤란 독립유공자 자녀, 손자녀 생활금을 신설해 526억 원을 반영했습니다. 가구 소득 중위 50% 이하인 독립유공자와 그들의 손자녀에게까지 월 지원금 46만 원 정도가 지급되었고, 그 후에 거의 50만 원 가까이 인상되었습니다. 특정한 경우에는 증손자녀까지 보훈 혜택이 주어졌습니다. 물론 충분하지는 않지만 0원에서 50만 원이 된 것이거든요. 재정적인 부담은 없으셨습니까?
문재인 : 친일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은 우리가 해방 이후 친일청산을 제대로 못 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어서 이제 와서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독립운동가들을 제대로 예우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라도 얼마든지 우리가 개선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럴 수 있는 국력도 생겼거든요. 독립유공자들은 그 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손자녀까지, 일정한 경우에는 증손자녀까지 보훈 지원을 넓혀나가는 것은 우리 재정 형편으로 크게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어요. 국민들의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451쪽)
진짜 잘한 일이다. 더해야 된다. 막 퍼줘도 된다. 우리가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데, 그럴려고 세금 낸다.
회고록이지만 조금은 특이하다. 보통의 회고록은 "나, 이런 거 잘했소." 뭐 이런 어투였는데, 별로 그런 것을 느낄 수 없다. 담담하게 사실과 소회를 밝혔다. 요런 점은 그래도 잘했고, 요런 점은 저렇게 했어야 되는데 아쉽다고 썼다. 아마 그게 문대통령의 성품이 아닐까. 책을 다 읽으니 새삼 자랑스러워졌다.
그리고 석열아. 이 책 꼭 읽어라. 살이 되고 피가 된다.
'정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아이히만들 : 유시민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0) | 2025.02.19 |
---|---|
근데, 종북 반국가세력은 누구예요? 조국 <디케의 눈물> (2) | 2024.12.04 |
북한이 참전을? 아, 안돼 : 이혜영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 (0) | 2024.10.24 |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라 : 조국 <조국의 법고전 산책> (0) | 2024.09.19 |
진심을 다해 당신을 응원합니다 : 조국 <조국의 시간> (0) | 2021.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