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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이야기

별로 안 궁금했던, 그러나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질문 : 유선경의 문득 묻다

by Keaton Kim 2016. 8. 21.

 

 

 

별로 안 궁금했던, 그러나 삶를 풍성하게 해주는 질문 : 유선경의 문득 묻다

 

 

 

아름다운 여인을 대표하는 3대 그림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사진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17593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사진 출처 : http://www.hankookilbo.com/v/7b9a4d0655f14df0981d21a8c7929b49

 

 

 

귀도 레니의 <베아트리체 첸치>

사진 출처 :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ds&wr_id=107042&page=

 

 

 

스탕달 신드롬이라는 게 있댑니다. '뛰어난 예술작품을 봤을 때 극도의 감동에 휩싸여 잠시 정신분열을 일으키는 현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라고 하는데요, 프랑스 작가 스탕달이 위의 세번째 그림을 보고 그랬다고 합니다. 저같은 필부는 뛰어난 미모의 여인을 보거나 하면 느끼는 현상입니다.

 

 

 

위의 그림은 아름다운 여인을 대표하는 3대 그림이라고 책에 나옵니다. 모나리자는 좀 아닌 듯, 앗! 미안해요, 모나리자. 머, 혹시 다빈치의 시대에는 미인의 기준이 저랬을 수도. 스탕달은 극도의 감동에 휩싸였다지만, 요즘은 클릭 몇번으로 세계의 미인들을 볼 수 있는 시대이다 보니 저 정도의 그림으로는 그런 신드롬을 느끼기에 어림도 없습니다. 하지만 예쁘군요. 작품으로 봐라! 작품으로!

 

 

 

동양에도 '미인' 많습니다. 3대니 4대니 하며 붙이기 좋아하는 쭝국넘들이 중국 4대 미녀라며 꼽은 아름다운 여인들이 있습니다. 한번 볼까요?

 

 

 

1. 춘추전국시대의 서시 : 침어

 

물고기들이 서시의 모습을 보고는 스탕달 신드롬을 일으켜 헤엄치는 걸 잊어버려 가라앉았다고 해서 호가 '침어'입니다. 이것이 대륙의 구라다 월나라 왕 구천과 오나라 왕 부차 사이를 좀 왔다갔다 했죠. 미인계의 대표 주자입니다.

 

 

 

2. 한나라의 왕소군 : 낙안

 

기러기가 날개 짓을 멈출 정도의 미모라고 합니다. 원래 궁녀였는데, 화가가 못나게 그려서 왕이 흉노족의 첩으로 줬버렸고, 왕소군을 얻은 오랑캐 왕은 앗싸라비야~~를 외쳤다는 말도 있습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3. 삼국시대의 초선 : 폐월

 

여포의 마눌이었지요, 아마? 동탁의 마눌이었나? 여하간 이 여인도 동탁과 여포사이를 왔다갔다 했습니다. 나라를 위해 이 한몸 바쳤습니다. 아호가 무려 '폐월'입니다. 미모에 달이 숨을 정도니.... 앞선 물고기, 기러기는 잽도 안되는 군요.

 

 

 

4. 당나라의 양귀비 : 수화

 

(현종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아니면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 왕 현종을 꼬실려고 적극적으로 달려든 점이 위의 세 여인과 좀 다릅니다. 양귀비는 수화입니다. 꽃이 양귀비를 보고는 쪽팔려서 꽃잎으로 자신을 가렸다.... 입니다.

 

 

 

서시, 왕소군, 초선, 양귀비다. 그림은 후대 사람들이 그린 것일테고, 심지어 초선은 소설속의 인물이다. 얼마나 이쁜지는 아무도 모른다. 경국지색이란 말을 만들어낼 정도면 아마도 훌륭했을테지. 지금의 미인들이랑 한번 견주어 봤으면 좋겠는데....

아~~ 미녀 이야기하다가 책에서 좀 많이 빗나갔다.

 

사진 출처 : http://blog.daum.net/livingcity/171

 

 

 

피그말리온 효과와 로젠탈 효과

 

 

 

피그말리온이란 냥반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상향의 여인을 상상하다 자기가 결국 그 여인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직접 상아를 깎아 실물 크기의 여인상을 만듭니다. '갈라테이아'라는 이름도 붙입니다. 그리고 그 조각과 진짜 사랑에 빠집니다. 딱딱하고 차가운 이 조각상이 부드럽고 살아있는 여인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의 간절한 바램에 여신 아프로디테가 감동하여 갈라테이아를 진짜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조각상 시절에 갈라테이아는 피그말리온의 사랑을 매일 한몸에 받았습니다. "너는 진정으로 아름답구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짜 여인이다." 갈라테이아는 피그말리온의 간절한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습니다. 타인이 나를 기대하고 존중하면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해서 변화가 생기는 것을 로젠탈 효과라고 합니다. 피그말리온의 기적은 피그말리온의 간절한 바램뿐 아니라 그 바램에 부응하고 싶은 갈라테이아의 로젠탈 효과가 더해져서 일어났습니다.

 

 

 

 

 

장 레옹 제롬 그림의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갈라테이아의 뒤태가 매혹적이다. 책에서 피그말리온 효과와 로젠탈 효과를 설명하면서 '당신의 갈라테이아는 누구인가' 라고 물었다. 나의 피그말리온은 누구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사진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4cfE&articleno=15013860&categoryId=630356&regdt=20140716151700

 

 

 

답을 미리 정해두고 그 답을 말하라고 강요하는 세상이 얼마나 무자비하고 파괴적이었는지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같은 질문을 해고 다른 답이 나오고 다른 질문을 해도 같은 답이 나오는 모습이 스펙트럼처럼 펼쳐질 때, 우리는 세상과 인간의 융통성과 다양성을 배우고 이해력과 포용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호기심과 궁금증은 생의 충동을 가늠하는 잣대입니다.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은 사람, 그는 삶에 통달한 사람이 아니라 세상과 인간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 심지어 이 세상을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싶지 않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묻지 않는 사람은 불안합니다. 침묵과는 다른 의미의 경고등입니다.

 

 - 저자 유선경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책 소개 글 중에서 -

 

 

  

 

 

 

 

책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되었던 질문과 답을 엮은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왜 빨리 가는가? 여자는 분홍, 남자는 파랑이라는 구분은 어떻게 생겼을가? 옛날에는 시간 약속을 어떻게 했을까? 문자가 없는 사회는 미개한가? 이란이 마라톤을 금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냘픈 꽃 코스모스에 왜 우주(Cosmos)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문학과 역사, 세계사, 상식에 걸쳐 살아가면서 별로 안 궁금했던 질문들이 책에 한가득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보면 점점 해답이 알고 싶어집니다.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질문들입니다.

 

 

 

저자에겐 약간 미안한 말이지만, 화장실에서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기에 딱 좋습니다. 단, 오래동안 독차지해도 괜찮은 화장실에서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