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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떠나는 열정, 떠나지 않는 인내 : 이지상의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by Keaton Kim 2015. 6. 3.

 

 

떠나는 열정, 떠나지 않는 인내 : 이지상의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6개월만 회사에 다니자. 그 동안 준비해서 딱 1년간 세계 여행을 떠나는 거야!

 

 

작년 8월 아부다비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했던 결심입니다. 그 6개월이 지났습니다.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마나님의 윤허를 받느라, 그리고 스스로 마음의 준비를 하는 데에도 6개월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준비기간을 1년을 더 연장했습니다.

 

 

또 몇개월 후, 이번에는 1년이 너무 길다고 느낍니다. 준비가 다 되었냐구요? 설마 그럴리가.... ㅋㅋ  아무래도 준비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특히나 마음의 준비는 직장 은퇴 무렵이 되어도 쉽게 될 성 싶지 않습니다.....ㅋㅋㅋ

 

 

그런데, 요즘은 10개월 전 비행기 안에서 했던 그 결심이 자꾸 무뎌지는 느낌입니다. 스스로 확신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다시 맨 처음의 화두로 돌아왔습니다.

 

 

머할라꼬 갈라 카는데?

갔다 와서는 머하고 살낀데?

 

 

 

 

 

 

여행은 또 수많은 감정과도 만난다. 딱딱한 빵을 씹어가며 배고픔과 서러움을 느껴보기도 하고, 인심 좋고 물가 산 나라에서 풍요로움을 만끽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여인, 혹은 매력적인 남자의 눈빛에 가슴이 설레기도 하고, 숙소를 찾기 위해 밤거리를 헤매다 외로움과 두려움에 몸을 떨기도 한다. 그리고 수많은 이별이 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평생 겪어야 할 만남과 이별을 여행하는 이는 한 번의 여행에서 다 겪게 된다. 생이란 결국 만남과 이별, 한 번의 여행은 한 번의 삶이 된다. - P 20

 

그래서 여행 1년은 일상의 3년에 해당한다..... 고 생각한다. 나의 온전한 경험이다.

 

 

 

아름다움은 언제 보이나? 그것은 섬광처럼 번뜩이는 순간에 모습을 드러내고 마음을 비울 때 나타난다. 그러므로 여행 경험이 쌓일수록,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 지식과 경험을 자꾸 비워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만해진다. 어디를 여행했고, 몇 년을 여행했고, 몇 번을 갔고, 세계일주를 했고 대륙을 횡단했고, 내가 몇 살인데, 내가 왕년에 뭘 했는데..... 하는 말들에서 오는 무게를 털어버려야 진정한 아름다움이 보인다. - P 259

 

여행에서는 벌거벗은 나를 볼 수 있다. '아무 것도 아닌 나' 를 즐길 수 있는 여행. 그런 여행을 원한다.

 

 

 

여행이 즐거우려면 현실의 삶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야 해!! - P 72

 

나는 여행을 즐길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세상 밖으로 뛰쳐나가는가,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가가 아니라, 늘 자신의 위치에서 안주하려는 마음을 뛰어넘는 것이다. - P 254

 

이런 삶은 피곤하다. 항상 고민과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그럼에도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 이번에도 기필코!!!

 

 

 

여행으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계획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그 여행이 인생의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삶의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터닝포인트를 받이들이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은 난관을 이겨낼 능력을 갖게 된다. 만약 그런 순간이 운명처럼 다가왔다면 과감하게 받아들여햐 한다. 계산은 필요하지만, 열정이 앞서야 한다. 그 열정으로 밀고 나간다면 터닝 포인트는 자신의 삶을 보람차게 만드는 귀한 순간이 된다. 그런 순간들이 없다면 인생이 너무 지루하지 않은가? - P 281

 

여행으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꿈꾼다. 지루한 인생은 아니었지만, 더 격렬하게 안 지루한 인생을 위해!!!

 

 

 

 

 

 

 

요르단에서 바라보는 사해. 그리고 그 건너의 이스라엘.... 그 격렬했던 감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요즘 나의 가장 주된 화두는 "일" 입니다. 밥벌이의 목적이 아닌, 물론 내가 좋아하는 일이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 하더라도, 뭔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 주는 일 혹은 사회에 보탬이 되는 그런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건축'의 방식으로는 그게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최근 들어 더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노가다'를 벗어 던지지 못하는 이유는 밥벌이라는 참 절박한 사유도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이 '노가다'가 그리 싫진 않았나 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입니다. 이르냐 늦냐의 차이입니다.

 

 

"1년간의 세계 일주" 라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지만, 요즘은 꼭 1년이 아니어도 좋고 세계 일주가 아니더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스스로 만족할 만한 여행이 더 중요합니다.

 

 

머 할라꼬 갈라 하는데? 의 해답은 좀 알 것 같습니다. 굳이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나름 스스로에게 대답할 정도의 명분이 생겼습니다. 갔다 와서 머 할낀데? 에 대답의 개론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각론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 대답을 찾으러 가는 것도 머 할라꼬 갈라 하는데? 의 대답중의 하나입니다.

 

 

선생의 책에서 나는 답을 찾을라 했는데, 이지상 선생은 결국 답을 찾는 건 너다!! 라고 답해 주십니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치아뿌고 떠나라!!" 라고 읽었습니다. ㅋㅋㅋ  선생은 고수의 티가 전혀 안나면서 고수의 냄새를 팍팍 풍깁니다. 진정한 은둔고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