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건축이라고 해. 나에게 관심 좀 가져줄래? : 이석용 <건축, 교양이 되다>
오랜만에 가족들 모두 나들이를 나갔다. 부산의 힐튼 호텔, 더 정확히 말하면 호텔 안의 서점이 그리 좋다고 해서 함 가봤다. 서점 이름이 이터널 저니라나 뭐래나. 대형 서점이면서 다른 곳과는 뭔가 달랐다. 고급스럽지만 화려하지 않고,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공간이다. 책도 꽂혀 있는게 아니라 그냥 얹어 놓았다. 보기에 편했다. 서점이 아니라 누군가의 고품격 서재에 온 느낌이었다. 쑤욱 한번 훑어보고는 건축 관련 책이 있는 곳으로 갔다. 대형 서점에 올 일이 없어 아예 작정을 하고 건축책만 봤다. 예닐곱 권을 샀다.
<건축, 교양이 되다>라는 제목에서, 교양 수준의 건축책이라면 나 같은 전문가?에겐 수준이 좀 그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머리말을 읽는데, 글이 재미있다. 사람과 집이 '쌍방향으로 작동한다'고 말에 (집에 가서 읽으려고) 더 이상 읽지 않고 책 바구니에 집어 넣었다. 책 내용은 가장 친밀한 공간인 방에서 시작해서 서양 건축과 현대 건축을 거쳐 우리의 온돌, 철근콘크리트 실무와 한국적인 건축의 실체, 화장실 등에 이르기까지 갈피를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다양했다. 각 챕터별로 흥미로운 부분을 정리해본다.
서점이 있는 부산 힐튼 호텔이다. 나는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고 아내는 전망 좋은 곳에 커피를 마시고 아이들은 바닷가 산책길을 걸었다. 실내의 인테리어도 으리으리했다. 막내가 "여기서 자고 가여!" 했다. "잠은 집에서!" 라고 대답해주었다ㅋ.
1. 방에 관한 '결코' 짧은 이야기
반자돌림대, 속칭 천정 몰딩이라 부르는 넘은 왜 있는가? 라고 묻는다. 도배지의 마감을 깔끔하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밋밋하던 천정이 깔끔해 보이니까 라고 대답했다. 그것도 맞는 대답이고 퍼스널 스페이스, 즉 사적 공간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저자는 말했다. 공용 공간인 로비나 홀에는 반자돌림대가 없다고. 음, 그럴싸하다.
1인당 주거 면적 이야기가 나온다. 주거기본법에 의하면 최소 14m2란다. 다섯 평 좀 안되는 면적이다. 4인 기준으로 최소 20평에는 살아야 사람답게 살수 있다는 이야기다. 병리학적으로도 1인 기준 8m2 이상은 되어야 제대로 숨 쉴 수 있다고 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로마의 판테온. 모든 신들의 궁전. 서양 건축사의 불후의 명작. 옛날 원시의 원추형 집에 구멍을 만들어 연기를 빼낼 수 있게 했는데 이게 둥근 창, 즉 오큘러스Oculus의 어원이라고. 저기 판테온에서도 오큘러스가 선명하다.
사진 출처 : http://sos24.co.kr/?p=19078#prettyPhoto
2. 박물관이라 불리는 곳
뮤지엄과 갤러리의 차이? 결론만 말하면 공짜로 들어가면 뮤지엄이고 돈 내고 들어가면 갤러리다. 저자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모두 뮤지엄이고 상업적인 이득을 도모하는 곳이 갤러리라고 구분했다. 근데 갤러리라는 말의 어원이 재미있다.
매디치 가의 유물을 모아 놓은 곳이 우피치 미술관이고, 긴 우피치 미술관 복도를 갤러리아라고 불렀고, 여기서 갤러리란 말이 나왔다. 그러니까 갤러리는 좁고 기다란 공간으로 측면에 미술품을 둔 곳이다. 참고로 골프장의 긴 구경꾼 행렬도 갤러리다.
이탈리아 피렌체 있는 우피치 미술관의 양 날개 건물과 베키오 궁이다. 이 건물은 피렌체를 오랬동안 다스렸던 메디치 가문이 소장하고 있는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들을 전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그림은 보티젤리의 '비너스의 탄생'이다.
3. 불과 바람을 깔고 앉은 민족 : 온돌과 마루
한국인의 방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난방 방식이다. 발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난방이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자서전 중에서)
굳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저렇게 쓰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 안다. 온돌이 얼마나 좋은지. 시골에 군불을 때고 방바닥에 등을 찌질 때의 그 기분 좋음이란.... 요즘은 보일러로 다 바뀌긴 했지만 따지고 보면 비슷한 원리다. 그래도 보일러방이랑 온돌방은, 내가 두 방에서 다 살아봤는데 온돌이 훨씬 좋다. 불을 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이전의 우리집은 오래되어 구들장이 일부 무너졌다. 불을 때면 그 무너진 부분은 시커멓게 된다. 잘못하면 궁둥이 덴다.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여기서 태우면 된다. 내 집을 지을 기회가 한번 더 온다면 방 하나쯤은 꼭 구들을 넣어야지. 근데 요즘 구들 기술자가 있는지 모르겠네.
사진 출처 : http://study.zum.com/book/14894
4. 끄라시꾸 웨딩홀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도시국가였던 카리아Caryae는 그리스와 적대 관계인 페르시아와 내통하고 있었다.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그리스가 승리하자 카리아의 남자를 죽이고 국가를 뭉게버렸다. 여자들은 물론 노예로. 당대의 그리스 건축가들은 카리아 사람의 죄과에 대한 징벌을 널리 알리려고 머리에 짐을 지고 있는 카리아의 여인상을 기둥으로 썼다.
여기서 나온 것이 여상주女像柱, 즉 카리아티드Caryatid다. 근데 이 카리아티드로 장식된 웨딩홀은 아주 잘못된 끄라시꾸라고 저자는 비꼰다. 여상주의 저 유래를 알면 웨딩홀에 쓰기엔 좀 거시기하다는 말이다.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에렉테이온 신전. 아테네의 정치가인 페리클레스는 아테네가 세계 최고의 도시이며 새로운 제국의 수도라는 사실을 만방에 널리 알리고 싶어했고 이러한 의지로 아크로폴리스를 만들었다. 그 중심에는 2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리는 파르테논이 있다. 사진의 에렉테이온 신전도 페리클레스의 작품이다. 근데 저 카리아티드 언니들, 되게 이쁘고 매력적이다.
사진 출처 : http://www.stubbyplanner.com/market/exp_detail.asp?expserial=2078&bucket_ids=&l=
5. 기독교 인정되는 날, 고민은 시작되었다
예수가 죽고 나서 기독교는 심한 박해를 받았다. 교인들은 카타콤(Catacomb, 지하묘지)에 모여 예배를 드렸다. 그렇게 300년 동안이나 인내하며 지낸 끝에 313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했다. 기독교인들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제 더 이상 숨어서 기도를 드릴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하느님의 위대함을 상징할 공간, 당당하게 예배를 드릴 공간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실리카다. 기독교 건축의 시작이다. 좀 생각해보면 명동 성당이나 울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아산의 공세리 성당 같은 건물도 이 바실리카의 구조를 닮았다.
포로 로마노는 '로마인들의 광장'이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로마인들이 모여 생활하고 살던 중심이다. 포로 로마노 입구를 지나면 처음 만나게 되는 막센티우스 바실리카. 절반 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 웅장함은 지금 봐도 대단하다.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와 브라만테가 베드로 성당을 설계하면서 이 바실리카를 연구했다고.
6. 대성당에서 배운다
이 장에서는 바실리카로 불리는 초기 기독교 건축에서 비잔틴, 사라센,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를 거쳐 바로크, 로코코에 이르는 서양 건축의 흐름과 주요 건축물을 소개했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사라센 건축이다. 7세기에서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서남아시아, 북아프리카, 스페인 남부에 걸쳐 알라신을 믿는 이슬람 문화권에 나타난 건축 양식이다. 그리스 로마에 살았던 라틴 문화권 사람들이 시리아 초원의 유목민을 사라세니라고 부른데서 연유했다고.
그러니까 사라센 건축은 곧 이슬람 건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장 유명한 사라센 건축물은 두말 할 것 없이 인도의 타지마할과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이다. 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타지마할과 서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알함브라 궁전이 모두 사라센 건축이다. 이슬람 친구들이 미적 감각은 뛰어난 모양이다.
중동에서 일할 때 가본 아부다비의 그랜드 모스크나 오만의 술탄 카부스 그랜드 모스크의 아름다움은 거의 압도당하는 수준이었다. 왜 머리가 저절로 숙여지는 그런 거 있자나. 중앙아시아에도 아름다운 사라센 건축이 즐비하다. 사진은 우즈벡의 부하라에 있는 칼랸 모스크다.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다. 저 길쭉하게 생긴 종탑을 미나레트라고 하는데 이 미나레트 갯수가 모스크의 권력을 나타낸다. 나는 아부다비 르와이스에서 미나레트 하나짜리 모스크를 지었다.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vecdh&logNo=220617799713
7. 에펠탑, 그 뿌리까지 그려라
프랑스 정부는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맞춰 뭔가 상징적인 건축물이 필요했는데, 그 공모에 당선된 작품이 바로 구스타브 에펠의 이 탑이다. 지금은 파리의 상징이자 누구나 보고 싶어하는 작품이지만 당시에는 난리도 아니었다고 한다.
예술의 도시 파리 한복판에 '천박한' 산업을 상징하는 볼품없는 흉물이 들어서는 것을 많은 이들이 반대했다. 모파상은 '철제 사다리로 만든 비쩍 마른 피라미드'라고 표현하며 반대했다. 완공 후에도 탑이 보이지 않는 식당에서만 밥을 먹었고 시인 폴 샤를렌도 에펠 탑이 보이지 않는 길만 골라서 다녔다고 한다. 당시에는 그토록 반대했으나 지금은 이토록 사랑받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우리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도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
철제 사다리로 만든 비쩍 마른 피라미드라, 아주 적절한 표현이네. 그리고 자세히 보니 그말도 맞구만ㅋ. 책에서 저자는 에펠이 아주 우수한 학생도 아니고 월등한 스펙을 가진 것도 아니라며, 컴퓨터도 없이 모든 구조계산을 다해서 도면을 그린 에펠의 인간 승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 좀 머찌다.
8. 건축 테러리즘, 돔-이노 이론
교회 창문의 특징 중 하나는 좁고 세로로 긴 직사각형의 형태다. 모더니즘 이전의 건축에서는 벽식 구조, 즉 벽이 힘을 받는 방식이다. 그러니 가로로 긴 창은 역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걸 만들려면 벽은 그냥 '거들 뿐' 이어야 한다. 그럼 지붕이나 슬라브의 하중은? 당연히 기둥이 받지. 기둥과 보로 이루어진 라멘조 형태의 건물은 이제 너무 흔해서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르 꼬르뷔지에의 돔-이노 이론이란 하중은 기둥이 받고 벽은 필요치 않은 개방적인 공간을 말한다.
대학교 건축의장 수업에서 저걸 배웠는데, 그땐 건물이 다 그렇지 뭐, 그렇지 않은 건물도 있어? 라고 하며 머땜시 그렇게 대단한지 몰랐다. 근데 그 이전은 모두 두꺼운 벽이 하중을 지탱하는 시대란 걸 떠올린다면, 당시 이것은 아주 혁명적인 이론이었다. 지금 지어지고 있는 거의 모든 건축이 이 방식으로 지어지고 있으니!
기둥을 이용하여 건물을 바닥에서 띄우고(필로티), 옥상에 테라스를 만들어 활용하고, 기둥 덕택에 하중에서 자유로와진 벽으로 가능해진 자유로운 파사드, 자유로운 평면, 가로로 긴 창..... 현대 건축의 5원칙이라 달달 외웠던 기억이! 돔-이노 이론이 발전되어 건축의 5원칙이 되고, 이것이 실제 건물로 구체화된 것이 르 꼬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위의 사진)다. 꼬르뷔 할배는 양파다.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새롭다.
9. 기술은 단지 거들 뿐
'사막의 맨하탄'이라고 들어는 봤는가? (나도 처음 들었다ㅋ.) 예멘 중부에 있는 시밤을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동서로 약 5백 미터, 남북으로 약 4백 미터에, 5백여 채의 '고층' 건물이 성벽의 형태로 빽빽하게 밀집되어 있다. 대부분 5~6층 정도지만 가장 높은 것은 8층도 있다. 놀라운 건 진흙과 건초를 섞어 만든 벽돌인 어도비Adobe로 쌓아 올린 건물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16세기에. 198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유네스코는 "시밤은 수직적Vertical 건축을 원칙으로 해 건설된 최초의 도시"라고 설명한다. 이 독특한 풍광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 도시를 방문한다고. 지금도 7천여 명의 사람이 여기서 살고 있다.
땅도 넓은데 왜 이렇게 높이 지었을까? 시밤은 위치적으로 와디(마른 하천 : 평소엔 물이 흐르지 않지만 큰비가 내리면 홍수가 되어 물이 흐르는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렇댄다. 생존을 위해서 이런 기술이 발달했구먼. 이것만 봐도 예멘 사람들, 다시 봐야 된다. 대단한 냥반들이다.
사진 출처 : https://namu.wiki/w/%EC%8B%9C%EB%B0%A4
10. 기와만 얹으면 한국적일까?
가장 한국적인 건축은 뭘까? 라고 저자가 물었는데, 퍼뜩 대답할 수 없었다. 몇 페이지에 걸친 저자의 설명을 읽어봐도 머리에 잘 그려지지 않는다. 고유성, 정통성, 현재성 등에 부합하는 건축인데, 책을 읽으면서 아파트가 생각났다. 지금 이 땅위에 세워지는 건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파트. 그럼 아파트가 가장 한국적인 건축인가? 그럴수도.
저자는 온돌이 가장 한국적이라고 꼽았다. 중국 문헌에 최초로 언급된 것과는 큰 차이로 창의적 발전이 있었으며, 그래서 그 어떤 것과도 닮지 않은 난방 방식이 만들어졌다는 점, 현재에도 한국의 주거 공간은 대부분 온돌이 변형된 바닥 온수 난방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 등의 이유에서다.
'가장 한국적인 건축물' 하면 떠오르는 몇몇의 그림이 있다. 종묘의 정전, 부석사 무량수전, 무위사 극락전, 김동수 가옥, 초간정, 소쇄원 등등. 그러고보니 모두 우리 옛 건축물이네. 사진의 병산서원의 만대루도 그렇다. 아직 못 가보신 분들은 꼭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공간 자체가 감동이다. 내 짧은 글로는 절대로 표현이 안된다. 직접 느껴보시라.
사진 출처 : http://blog.daum.net/ipodori1117/13744853
11. 나를 위한 화장실
화장실의 기능은 두 가지다. 똥을 누는 곳, 그리고 몸을 씻는 곳. (이름은 화장실이지만 화장은 안한다.) 그러니까 울나라는 씻는 곳과 배변을 보는 곳이 같다. 근데 일본은 그렇지 않았다. 욕실과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다. 전통적으로 집에서 가족들이 모두 목욕을 하는 문화가 있어서 분리한 것이 아닌가 싶다(식구 중에 누군가 목욕하는 사람이 있으면 똥을 못 누니...). 첨에는 신기했는데 어쩌면 이게 맞겠다 싶었다. 욕실과 화장실을 분리한 아파트가 나오면 잘 팔릴까?
잘 지은 집이란 부엌과 화장실이 세련되고 편리한 집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마 그 집의 수준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이 정도의 화장실은 다 갖고 있지 않나?ㅎㅎ 개인적인 의견 하나 더 말하자면, 아파트의 화장실에 소변기도 있으면 좋겠다. 조준을 잘 못해서 매일 아내나 엄마한테 야단듣는 남편이나 아들이 꼭 있다. 남자들도 소변기가 있음 조준하느라 긴장을 안해도 된다.
사진 출처 : http://www.home-designing.com/2014/11/ultra-luxury-bathroom-inspiration
학부 시절에 배운 철근콘크리트 공학, 건축계획학, 서양건축사, 건축의장, 심지어 건축법까지 들어있는 짬뽕 같은 책이다. 깊은 글은 아니지만 꽤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다. 혹시나 내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재미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물론 기우였다. 건축을 전공하고 그걸로 여태 밥벌이를 하고 있어도 아직 잘 모르는 게 많다. 건축의 세계는 넓디 넓다. 책은 제목과 달리 교양으로서의 건축뿐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이나 의견도 있다.
아파트라는 똑같은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성향이 닮아가고, 태백에 사는 어린이가 강물을 검게 색칠한다는 예를 들며, 사람은 사는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말로 저자는 책을 마무리했다. 서두에서 말한 집과 내가 쌍방향으로 작동한다와 같은 말이다. 투자의 가치로서 집이 아니라 내가 살을 대고 사는 집에 대에 좀 더 관심을 가지자는 말로 읽혔다. 내가 관심을 가지면 집도 반응한다. 생텍쥐페리가 그렇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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