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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다해 당신을 응원합니다 : 조국 <조국의 시간> 마르크스는 에서 인류의 역사는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라고 하는 두 계급의 투쟁의 역사라고 했습니다. 부르주아지는 생산 수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프롤레타리아트는 가진 건 노동력뿐인 노동자입니다. 그러니까 지배 계급과 피지배 계급간의 투쟁의 역사가 인간의 모든 역사입니다. 역사를 이런 관점에서 보다니, 마르크스가 새삼 대단해 보입니다. 근데 맞는 말입니다. 그러고서 170년쯤 지나서 유시민 작가는 한국 현대사를 두고 516과 산업화 시대를 대표하는 세력과 416, 518과 민주화 시대를 대표하는 세력 간의 분투의 기록이라고 했습니다. 산업화 시대를 대표하는 세력은 재벌, 법원과 검찰, 종편을 거느린 거대 신문 사주와 고위 간부들, 그런 언론에 출연해 명성을 얻은 지식인, 그리고 지금의 야당 세력입니.. 2021. 7. 11.
유머 감각은 키우는 것이 아니라 회복하는 것이다 : 김찬호 <유머니즘> 어제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건축 강의가 있었습니다. 어찌어찌 마쳤습니다만, 밤에 누워 가만히 강의를 돌이켜보니 이불킥이 절로 나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감동을 학생들에게 잘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저 건축물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는데, 그 감동을 학생들한테 온전하게 전달하기가 참 힘듭니다. 말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학생들 표정을 봐도 멀뚱멀뚱했습니다. 전혀 몰입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고민이고 숙제입니다. 그런 걸 고민하니 강의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그런데 자기의 경험을 아주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강사가 참 많습니다. 말을 참 재미있게 잘 합니다. 듣다가 자지러지게 웃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세바시'에 나오는 대부분의 강사가 그렇습니다. 그런 건 타고 나는 걸까요, 아니면 .. 2021. 7. 7.
나를 이루고 있는 세상에 대하여 : 황정은 <연년세세> 바쁘다. 바쁘게 하루의 쳇바퀴가 돈다. 학교 수업, 과외 수업, 이틀 걸러 도자기도 구워야 되고,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 책도 많다. 세금계산서, 견적서, 남품서 등 서류도 많고. 그렇게 바쁘게 돌아간다. 바쁘게 돌아간다는 핑계로 나를 이루는 세상에 대해 심드렁하다. 어머니는 진주의 상류층에서 스물 다섯에 시골 대가족에 시집을 와서 굴곡의 시간을 보내고 그 상처로 지금 치매를 얻었다. 상태가 점점 악화되어 간다. 자존심은 또 강해서 병원에는 결코 가지 않으시려고 한다. 어머니의 인생이 이렇게 마감하나 싶으면 그저 안스럽다. 그럼에도 자주 찾아보지 못한다. 바쁘다고. 동생이 암에 걸렸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병행했다. 머리는 빡빡 밀었다. 피부가 갈라지고 야위어 갔다. 힘들지 않냐고 물으니 동생은 괜찮다며 .. 2021. 7. 4.
늘 깨어 있어라 : 고병권 외 9인 <리영희를 함께 읽다> 큰 아들넘이 군대에 갔습니다. 편지를 써달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시했으나 훈련병이 가장 기다리는 게 편지라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편지가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정약용이 아들에게 썼던 편지가 떠올랐습니다. 책 읽으라고 썼습니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썼습니다. 아, 나도 그렇게 쓰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책이라고는 읽지 않았던 아들넘이 책에 관한 편지를 읽고선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뻔하게 보였지만, 뭐, 그건 지 일이고, 저는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썼습니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 있어서 어떤 책들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함께 가졌습니다. 그랬더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이 리영희 선생의 였습니다. 저 책으로 세상을 .. 2021.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