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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방황할 때마다 역사책을 읽는 이유 : 최재성 <역사의 쓸모> 이 책 '협상의 달인' 편에 서희가 나옵니다. 거란 장군 소손녕의 관심은 고려와의 전쟁이 아니라 송나라 정벌에 있고, 송나라를 치러 갔을 때 후방에서 고려가 자신들을 공격할까봐 우려했습니다. 그걸 파악한 서희는 여진이 다스리고 있는 강동 6주를 주면 거란이랑 친하게 지낼거라고 제안하죠. 이 제안에 소손녕도 아주 만족해 했습니다. 서로 상대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서로가 원하는 걸 얻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중3 아들놈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강아, 서희라고 아나? 알죠. 고려시대. 서희. 담판 외교. 학교에서 배웠어요. 오오~~ 그래? 서희가 머했는데? 강동 6주를 달라고 했잖아요. 누구한테? 거란이 쳐들어왔을 때, 소손녕한테 가 가지고 "강동 6주를 주시오!" 하니까 소손녕이 배짱에 쫄아서 줬잖아요. 배.. 2021. 6. 30.
우리는 왜 헤이그 특사 3인을 기억해야할까? : 김태웅, 김대호 <한국 근대사를 꿰뚫는 질문 29> 1. 대원군의 쇄국정책은 진짜 망국의 원흉인가? 조선은 대원군이 물러나고 3년 뒤인 1876년에 문호를 개방했다(일본과 강화도조약을 맺었다). 중국이 1842년, 일본이 1854년에 개항했으니 그보다는 훨씬 늦은 것이 사실이다. 당시의 정세를 고려하면 대원군이 취했던 쇄국은 당연한 것이었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다른 나라들은 서양에 문을 열자마자 점령당하거나 불평등 조약을 맺었다. 그리고 개방을 한다고 해서 얻을 경제적 이익도 크지 않았다. 또한 당시 서원철폐, 경복궁 중건 등으로 양반 지배층과 백성들에게 원망의 대상이 되었다. 대내의 불만을 밖으로 돌리고자 서구 열강의 요구에 강력하게 대응하여 '서양 오랑캐'와 맞서는 것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명분이 되었다. 요약하자면, 역사적으로 대원.. 2021. 6. 28.
매순간 있는 힘껏 사랑하라 : 정혜윤 <앞으로 올 사랑> 고래를 사랑하는 영화 감독은 일본의 포경 허용 지역으로 취재를 갑니다. 그 지역 경찰과 사람들은 이 이방인을 경계하고 위협합니다. 그런데 그 삼엄한 경계 속에서 그가 본 것은 돌고래를 집단으로 죽이는 겁니다. 아니, 왜? 그 이유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참치를 많이 잡으려고, 그래서 참치의 포식자인 돌고래를 살육한 겁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감독은 수산업의 이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쉽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이 바다의 생명들을 위협한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실제 바다 쓰레기의 대부분은 어업 폐기물이라고 합니다. 쓰고 버린 그물이 가장 치명적이라는 거죠. 바다의 여러 생명체들은 이제 얼마 못가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해질 운명입니다. 바로 인간때문입니다. 마구잡이로 모든 물고기를 잡아버리는 인간의 .. 2021. 6. 27.
사실을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이다 : 아비지트 배너지, 에스테르 뒤플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다음의 삼단계 논증에 대해 옮고 그름을 판별해 보시오. 1) 세상에는 경제 여건이 훨씬 더 좋은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만 있다면 자기 나라에 있을 때보다 소득을 더 많이 올릴 것이 분명한 가난한 사람이 아주 많다. 2) 따라서 그들은 기회만 있다면 자기 나라를 떠나 우리나라에 들어올 것이다. 3) 그렇게 들어온 이주민들은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에서 임금을 내리누르는 압력으로 작용해 기존에 우리나라에 있던 사람 대부분의 경제적 상황이 전보다 악화될 것이다. 네, 아주 많이 듣던 이야기입니다. 언론에서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저렇게 떠들어댔습니다. 하도 들어서 세뇌당할 수준입니다. 그리고 일견 당연해 보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 논증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내 쒸바, 그럴 줄 알았다. 내가 틀렸다는게 아니라 노.. 2021.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