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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이야기

가끔은 옛날 이야기를

by 개락당 대표 2025. 2. 25.

 

 

 

이거 해석 쫌 해도고.

야~~ 이거 언제적 편지냐?

 

2000년도 다이어리에 낑기가 있는 거 주섰다.

이걸 아직 가지고 있는 게 용타. 아직 해석 안한 거는 더 용하고.

 

번역해가 올리라.

안 알랴줌. 니가 직접 해보시게.

 

 

오래된 친구에게서 카톡이 날라왔습니다. 아주 오래 전 히로시마 대학교를 지을 때 친구에게 쓴 편지입니다. 그 편지를 친구가 뜬금없이 보내온 겁니다. 편지가 반가왔고, 그걸 아직도 보관하고 있는 친구가 더 반가왔습니다.

 

어릴 때 부터 함께 자란 친구입니다. 세상에서 친구가 가장 중하다고 여길 때 함께 놀던 친구입니다. 다들 장가를 가고 아이를 낳고 이젠 예전처럼 자주 볼 수 없습니다. 명절이나 친구들 부모님의 부고가 있을 때 얼굴을 봅니다. 편지를 보니 20대의 그 까마득한 시절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젊디 젊은 나를 한참 바라봤습니다.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한참을 회상한 후 친구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세상이 발 아래 있을 시절이다. 지금은 어깨에 매달려 있는 게 많다. 주렁주렁. 가볍고 철 없을 그 시절이 그립다.

나는 그 반대다. 그 때 세상에 억수로 쫄았고, 의심 많았고, 조심스러웠다. 인자는 벨 무스븐 기 없다. 그렇다고 자신감이 넘친다는 말은 아니지만. 하여튼 쫄거나 무스븐 거는 없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고, 그래서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지만, 예전을 기억하는 방식과 지금을 바라보는 관점은 이렇게 달랐습니다. 젊은 시절에 비하여 삶의 무거움을 겨우 견디는 나에 비해 친구는 현실을 살아가는 의연함을 보여주었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지브리의 하야오상이 만든, 아름다운 아드리아 바다를 배경으로 돼지로 변해버린 비행사 포르코와 마담 지나와의 아련한 사랑을 그린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의 엔딩곡 가사입니다. 노래를 부른 카토 토키코가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쟁으로 엉망이 된 시대에도 사람들은 훌륭하게 살려고 하고 있었고 그걸 노래에 담았습니다. 

 

젊은 그 시절의 모든 게 덧없는 것이었다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고, 그래서 이룰 수 없는 꿈을 향해 지금도 달려간다는 가사는 언제 들어도 먹먹하군요. 젊은 시절에 이 노래의 가사가 나를 표현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봐도 여전히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입가에 미소가 흐릅니다.  

 

 

자그마한 하숙집에 몇 명이고 몰려와

아침까지 소란스레 놀다 잠들곤 했지.

폭풍과 같은 매일매일을 불태웠고

숨이 끊어질 때까지 달렸었지. 그랬지.

 

지금도 그때처럼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을 그리며

계속 달리고 있다네. 어딘가에서.....

 

 

時には昔の話を
가끔은 옛날 이야기를


時には 昔の 話を しようか
토키니와 무카시노 하나시오 시요ㅡ카
가끔은 옛날 이야기를 해볼까

通い慣れた 馴染みの 彼の 店
카요이나레타 나지미노 아노 미세
언제나 가던 친숙한 그 가게

マロニエの 並木が 窓辺に 見えてた
마로니에노 나미키가 마도베니 미에테타
마로니에 가로수가 창가에 보였었지

コーヒーを 一杯で 一日
코ㅡ히ㅡ오 입파이데 이치니치
커피 한 잔으로 하루



見えない 明日を 無闇に 探して
미에나이 아시타오 무야미니 사가시테
보이지 않는 내일을 무작정 찾으며

誰もが 希望を 託した
다레모가 키보ㅡ오 타쿠시타
누구나 희망을 걸었었어


揺れて 居た 時代の 熱い 風に 吹かれて
유레테 이타 지다이노 아츠이 카제니 후카레테
흔들리는 시대의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体中で 瞬間(とき)を 感じた
카라다 쥬ㅡ데 토키오 칸지타
온몸으로 시대를 느꼈어

然うだね
소ㅡ다네
그랬었지



道端で 眠った 事も 在ったね
미치바타데 네뭇타 코토모 앗타네
길가에서 잔적도 있었지

何処にも 行けない みんなで
도코니모 유케나이 민나데
어디에도 갈 수 없는 모두와 함께

お金は 無くても 何とか 生きてた
오카네와 나쿠테모 난토카 이키테타
돈이 없어도 어떻게든 살았었어

貧しさが 明日を 運んだ
마즈시사가 아시타오 하콘다
가난함이 내일을 운반해 왔어



小さな 下宿屋に 幾人も 押し掛け
치이사나 게슈쿠야니 이쿠님모 오시카케
작은 하숙집에 몇 명이고 몰려들어

朝まで 騒いで 眠った
아사마데 사와이데 네뭇타
아침까지 떠들다 잠들었어


嵐の 樣に 毎日が 燃えて 居た
아라시노 요ㅡ니 마이니치가 모에테 이타
폭풍처럼 매일이 불타고 있었어

息が 切れる 迄 走った
이키가 키레루 마데 하싯타
숨이 끊어질 때까지 달렸어

然うだね
소ㅡ다네
그랬었지



一枚 残った 写真を 御覧よ
이치마이 노콧타 샤싱오 고랑요
한 장 남은 사진을 봐

髭面の 男は 君だね
히게즈라노 오토코와 키미다네
수염이 가득한 게 당신이야

何処に 居るのか 今では 分らない
도코니 이루노카 이마데와 와카라나이
어디 있는지 지금은 모르겠는

友達も 幾人か 居るけど
토모다치모 이쿠닝카 이루케도
친구도 몇 명인가 있지만



彼の 日の 全てが 空しい 物だと
아노 히노 스베테가 무나시이 모노다토
그 시절의 모든 것이 덧없는 것이라고

其れは 誰にも 言えない
소레와 다레니모 이에나이
그것은 누구도 말할 수 없어


今でも 同じ 樣に 見果てぬ 夢を 描いて
이마데모 오나지 요ㅡ니 미하테누 유메오 에가이테
지금도 여전히 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그리며

走り続けて 居るよね
하시리 츠즈케테 이루요네
계속 달리고 있을 거야

何処かで
도코카데
어딘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