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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야기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 정선근의 백년 허리

by Keaton Kim 2016. 7. 9.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 정선근의 백년 허리

 

 

 

할석 작업이라는 게 있습니다. 노가다 용어로는 하스리라고 하는 데요, 잘 못 쳐진 콘크리트를 덜덜덜 하는 기계로 부수는 일입니다. 건축 현장에서 으례 일어나는 작업입니다. 20대 후반 히로시마 대학교를 지을 때, 그 작업을 했었습니다. 굳이 내가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 때만 해도 강철같은 몸?을 자랑하던 시절이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뚝 하는 느낌과 함께 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 사흘 내내 누워 있었습니다. 그리고 차차 회복되더니 일주일 정도 지나자 일상 생활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근데 돌이켜보면 그 때 처음 허리가 고장났습니다. 그 후로 3년 정도에 한번 저런 고통이 왔었습니다. 하지만 곧 익숙해졌죠. 좀 심하면 병원에 가서 침 맞고 물리치료 받고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근데 그 3년이 조금씩 짧아 졌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한번씩 아프더니, 얼마 전 급기야 허리 뿐만 아니라 다리까지 무지 아팠습니다. 걷는 것이 불가능 할 정도 였습니다. 그리고 그 통증이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훨씬 심했습니다. 심각성을 처음 느꼈습니다. 정형외과와 대학병원을 오갔습니다. 병명은 역시나 디스크 탈출증. 소위 '디스크'라고 불리는 병입니다.

 

 

 

 

 

 

굿바이 윌리엄스 운동

 

 

 

대학병원에서도 무리하게 수술을 권유하지 않았습니다. 경막 외 스테로이드 라는 척추 주사를 맞고 그런대로 통증은 가셨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그 주사로 "안 아플만하니 안 아프다." 는 명대사를 읊었습니다. 묘하게 수긍이 갔습니다.

 

 

 

좋아하는 운동을 못 할까봐, 그리고 생전 그렇게 아픈 주사를 또 맞을까봐, 이젠 정말 안 아파야지!! 하면서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운동으로 충분히 낫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허리를 강화시켜주는 여러 운동들과 스트레칭을 아침 저녁으로 했습니다. 허리에도 무지 관심을 가지고 여러 싸이트를 전전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정선근 교수의 이 책을 접했습니다.

 

 

 

근데..... 허걱!!! 책의 내용은 내가 알고 있는, 그리고 지금까지 의사 선생님이 가르쳐 준 내용과 전혀 다른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운동을 했건만, 오히려 허리에 독이 되는 운동을 해왔습니다. 머야, 이거!!! 책을 의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좀 심각하게 허리에 관심을 갖고 자료를 찾아 봤습니다. 그리고 내 몸의 상태를 곰곰히 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체육관에서 식스팩을 만들기 위해, 혹은 허리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열심히 했던 운동이다. 윌리엄스 굴곡 운동이라 불리는 윗몸 일으키기, 다리 올리기 같은 운동이다. 허리가 아프고 나서 이 운동들을 평소보다 더 열심히 했더랬다......

 

 

 

아빠가 허리가 아프다고 하니 이 운동을 하면 안 아프다고 딸이 인터넷에서 찾아 보내준 고양이 운동. 이 운동은 병원에서도 열심히 하라고 권장해준 운동인데....  이 운동들이 모두 큰 곱표가 쳐져 있다. 설마!! 했는데, 이론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책을 믿게 되었다.

 

 

 

요추 전만을 유지하라

 

 

멕킨지 신전 운동으로 디스크를 잘 아물게 하라

 

 

 

책의 핵심은 딱 이 두가지입니다. 요추 전만 자세는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이거는 어릴 때부터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나쁜 자세로 사십여년을 살아서 이미 꽝입니다. 그래도 지금부터 의식적으로 해야 됩니다. 좋은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아주 필요합니다. 아직 살아온 만큼 더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삽질하다 허리펴는 그 운동을 많이 해야 됩니다.

 

 

 

이 허리 펴는 운동을 맥켄지 신전이라 하는데, 이게 여태껏 논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자인 정선근 교수는 디스크가 이상이 없는 사람들은 허리를 강화하는 윌리엄스 운동이 좋지만, 한번 상처가 난 디스크를 가진 사람은 윌리엄스 운동 대신에 맥킨지 운동을 해라고 합니다. 허리를 펴는 것이 요추 전만을 유지하는 데 훨씬 좋기 때문입니다.

 

 

 

이제 스쿼트나 데드리프트는 죽을 때까지 못하는 운동이 되었다. 대신 이거 하면 된다. 무엇보다 요추 전만 즉 허리를 펴는 것이 중요하다. 

 

 

 

삽질하다 허리 펴주는 운동. 아침에 출근하면서 지하철 기다리며 한다. 엘리베이터 기다리면서도 하고.

 

 

 

어릴 때 배 깔고 공부하는 자세이다. 지금 책 볼 때 굳이 앉아서 안보고 이 자세로 본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나에게는 이게 절실하다. 목에도 좋단다.

 

 

 

요즘 정선근의 백년 허리라고 인터넷에 치면 강의 자료도 무지 많습니다. 허리가 아프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자기 몸에 대해서 알아야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유투브에 나오는 정교수의 강의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hWgZNrlFwM

 

 

 

두번째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은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가끔 다리가 조금 땡기는 기미가 있지만 아직 괜찮습니다. 허리가, 다리가 아픈 이유는 디스크가 손상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담이 붙은 것도 아니고 근육이 뭉친 것도 아니라 디스크가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하면 거기에 맞는 대처를 해야 합니다. 아는 만큼 빨리 허리가 낫습니다.

 

 

 

좋은 자세를 유지하고, 디스크에 좋은 운동을 하고, 자주 걷고, 허리에 무리가 가는 동작들은 삼가하면, 허리 디스크는 자연적으로 낫는다고 합니다. 무리하게 운동하는 건 안하니만 못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라고 합니다. 적어도 1년은 꾸준하게 해야 합니다. 허리를 아기 다루듯이 조심히 하면 분명 나을 수 있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백년 허리. 참 제목을 잘 지었습니다. 백년은 아니더라도 80년은 건강한 허리, 안아픈 허리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세계 일주 여행이라는 꿈을 가진 저에게 허리가 장애물이 되어선 곤란합니다. 허리가 아프기 전엔 내 허리에 대해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제 내 몸에 대해 관심과 애정과 관리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