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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

책장과 대화를 나누는 덕후의 책장론 : 나루케 마코토의 책장의 정석

by Keaton Kim 2016. 4. 7.

 

 

 

책장과 대화를 나누는 덕후의 책장론 : 나루케 마코토의 책장의 정석

 

 

 

과거에 내 꽂아 놓은 책장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생각하면서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배열해 본다.

바로 이렇게 과거의 나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다. - P 109

 

 

 

오이씨디 중에서 책을 가장 안 읽는 국가 중의 하나이며 그래서 출판업계는 매일 죽는다고 아우성인 나라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독후감을 적기 시작하면서 이런 취미와 여기에 재미를 붙이고 열심히 활동하는 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더라 라는 것이 저의 감상입니다. 제가 읽은 책 제목만 입력하면 그에 대한 독후감 혹은 서평이 줄줄이 뜹니다. 물론 개인의 단순한 독후감에서 어디에 내 놓아도 빠지지 않을 만큼의 훌륭한 서평까지....

 

 

 

실제로 과거에 비해 책에 관한 책은 정말 많이 나옵니다. 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사실 많이 나왔더랬는데, 제가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 그럴겁니다. 여하간, 요즘에도 참 많습니다. 책을 읽고 내 인생이 요렇게 변했다 부터 시작해서 이런 책을 읽으면 좋다, 서평은 요런 식을 써야 한다, 그리고 왜 책을 읽는가, 읽어야 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것에 까지 아우러는 책들이 정말 많습니다. 사람들도 그런 책을 좋아하는 것 같구요.

 

 

 

그래서 급기야는 책장에 관한 책도 나왔습니다. 저자는 책과 대화하는 것쯤은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고, 나아가 책장과 대화하는 수준의 덕후입니다. 이 덕후는 책장이 변하면 인생이 변한다 고 외칩니다. 하긴 이 정도는 되어야 진정한 덕후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우리집 거실에 있는 책꽂이다. 원래는 책으로 가득 했으나 내가 중국과 아부다비를 헤메고 있는 사이 책꽂이는 온통 아내의 접시 전시장으로 변했다. 아이들 방에 별도의 큰 책장을 마련하고 거기에 책을 꽂았고 거기도 다 차버려서 이제 책이 거실의 접시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얼른 마눌님의 접시 공방을 마련해야 될 것 같다. 그러면 저 접시를 다 치우고 책으로만 채울 수 있는데.... 근데 이렇게 사진을 찍고 보니 웬지 접시와 책이 어울리는 것 같기도......  

 

 

 

보기 편할 것

 

 

20퍼센트의 여백이 있을 것 

 

 

 

젊은 시절 마이크로소프트 일본 법인장을 지내고, 지금은 <HONZ> 라는 일본의 꽤 유명한 서평 사이트를 운영하고, 무지 책을 많이 읽고 그래서 집에 책도 무지 많을 것 같은 저자가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가장 이상적인 책장을 만드는 두가지의 기본원칙이 바로 이겁니다.

 

 

 

사실 저도 책장에 관해서는 꽤 관심이 많습니다. 어떤 책을 어디에 꽂을까부터 어떻게 효율적으로 책을 수납할까, 어떻게 꽂으면 예쁘게 보일까... 등등. 그러니까 책은 늘어나는데, 책장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에서 관심과 고민이 출발합니다.

 

 

 

보기 편한 책장은 누구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만들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근데 20%의 여백을 만들어라 라는 말은 뒤통수를 땅~~ 하고 때렸습니다. 꽉꽉 꽂은 책장은 답답합니다. 그러니까 그 중에 20%는 빼야합니다. 놔 둘데가 없어서 내가 이고 있을 망정 책장의 여백은 만들어야 됩니다. 비어 있는 책장을 보며 어떤 책으로 저 공간을 채울까 하는 상상만으로 즐겁습니다.

 

 

 

 

 

 

늘 책장의 20퍼센트의 공간을 확보하도록 한다.

그 20퍼센트는 내가 성장할 여백을 암시한다.

 

 

책장은 책을 수납하는 장소가 아니다.

읽고 싶은 책을 바로바로 펼쳐 보기 위한 시스템이다.

 

 

 

책의 핵심은 책장에 관심을 좀 가지자 입니다. 책장은 그저 책을 수납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그래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지식을 키우는 정리의 시간을 갖자고 합니다. 그래서 책장을 크게 <신선한 책장>, <메인 책장>, <타워 책장>의 세분류로 나눕니다. 그리고 그저 노래 시디 한장을 틀고 그 시디가 끝날 정도 만이라도 정리의 시간을 가지면 책장은 단순히 책을 꽂는 자리가 아닌 아름다운 장식으로, 외장형 두뇌로서의 기능도 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그럼요. 옳은 말씀입니다.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됩니다. 일요일 오후 그저 낮잠을 조금만 줄이면 됩니다. 멍하니 TV 보는 시간을 줄이면 됩니다. 그게 그렇게 어렵지만요.....

 

 

 

단골 서점은 책을 좋아하는 친구처럼 소중한 존재다.

매년 수만 권의 책이 출간된다고 하는데

어디에 어떤 책이 있는지 훤히 아는 서점이 있다면

효율적으로 책을 살펴볼 수 있다. - P 182

 

 

 

저자의 이 책에는 책을 어떻게 책장에 꽂을까 하는 주제 외에도 다른 흥미로운 주제들에 대해 짧게 자신의 견해를 보입니다. 단골 서점을 만들 것, 그 단골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법, 여행지에서 책을 읽는 재미, 서평과 독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인 어떤 책을 고르고 쓸지에 대한 덕후의 몇줄 감상도 읽는 재미가 꽤 쏠쏠합니다. 그리고 사이사이에 이 덕후가 얼떨결에 발견한 보석같은 책들의 소개도 물론 읽어 볼 만 하구요.

 

 

 

아마도 저자인 나루케 마코토의 책장은 이 정도 쯤 되지 않겠나....라고 상상해 본다. 그리고 이 상상은 훗날 나의 책장에 대한 상상이기도 하다. 사진은 홍대 앞의 북까페 '카페꼼마' 2호점이다. 차 한잔 시켜놓고 지겹도록 책을 봐도 아무도 흉 안본댄다. 시중보다 싼 가격에 책을 살 수도 있다. 그리고 만화책도 졸라 많댄다. 한번쯤 들러 보고 싶다. 홍대 앞에는 여기 말고도 '후마니타스 책다방', '빨간책방 카페', '다산 북카페' 등이 홍대 앞 북카페 사대천왕으로 불린댄다.

 

사진 출처 : http://news.joins.com/article/18836918 

 

 

 

책장이 변한다고 인생까지야 변하겠습니까마는, 보기 편하고 아름다운 책장을 만들려고 애쓰고, 또 그렇게 만들고 나면 혼자라도 뿌듯해지고, 그러면 책 읽기가 즐거워지고, 아직 만나지 못한 재미있는 책에 대한 기대감도 생기고, 그러다 보면 좋은 책을 많이 읽게 되고, 그러면 나 자신이 좀 더 성장하게 되고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음~~~ 잘 하면 인생까지 변하겠군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