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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

글쓰기는 압도적 부분이 재능보다 훈련에 달렸다 : 고종석의 문장

by Keaton Kim 2015. 8. 1.

 

 

글쓰기는 압도적 부분이 재능보다 훈련에 달렸다 : 고종석의 문장

 

 

 

질문 : 어떤 노력들을 하면 글로 풍성하게 풀어낼 수 있고 좀더 많이 쓸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고종석 : 그런 질문에 대한 고전적 답이 있습니다. 그냥 컴퓨터 앞에서 엉덩이를 의자에 대고 앉아 있는 거예요. 모니터를 보면서 글이 나올 때까지 계속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 고종석의 문장 2권 P 453

 

 

 

아 쒸바~~~ 우문현답입니다.

 

 

일주일에 한편 서평을 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첫째는 게으름 때문이고 둘째는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구입한 가장 큰 이유도 혹시나 글을 잘 쓰는 비결이라도 있을까 해서 입니다. 고종석 선생은 그런 나를 시원하게 까 주십니다.ㅋㅋㅋ

 

 

 

모든 뛰어남이란 것은 본질적으로 타고나는 것입니다. 음악이나 수학은 재능을 타고나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다다를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글쓰기는 수학이나 음악과는 다릅니다. 충분한 훈련이나 연습으로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글 쓰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글이 나아집니다. 특히 산문가들의 경우에 그렇습니다. 그렇다는 건 글쓰기가 재능에 달린 게 아니라 많은 부분이 훈련에 달려 있다는 걸 뜻합니다. 재능도 필요하지만, 노력이 훨씬 더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글쓰기 연습을 하는 겁니다. - 고종석의 문장 1권 책 표지 글

 

 

그렇댑니다. 무거운 엉덩이만 가지고 있으면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어쩌면 희망적인 말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노력이란게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글을 쓴다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글을 쓰면서 자기 생각이 정리되는 경험 역시 기분 좋습니다. 저는 그런 경험을 많이 했어요. 항상 글을 쓰는 걸 즐기세요. 그건 사실 강요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아마추어다' 라는 생각으로 글쓰기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아마추어라는 건 프로보다 못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애호가라는 뜻입니다. 원래 돈별이로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을 프로라 그러고, 좋아서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을 아마추어라고 합니다. '나는 글쓰기 아마추어다. 글쓰기를 진짜 좋아한다.' 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 고종석의 문장 2권 책 표지 글

 

 

음~~ 물론 그럴 작정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때론 글을 쓴다는 건 즐겁지 않은 일입니다. 항상 위의 저런 자세를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즐겁게 노력해야지요.....

 

 

 

 

 

 

1. 빼도 의미를 흩뜨리지 않는다면 빼라! 간략함, 간결함, 그게 좋은 문장의 미덕이다.

 

 

예를 들자면,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부로서 결단을 내리기 더 어려울 것이다.' 라는 문장에서 빨간색 글자를 빼면 훨씬 간결한 문장이 된다. 이게 좋은 문장이다.

 

 

2. 사전을 옆에 두고 들춰보는 건 글쓰기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모르는 낱말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 다른 사람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른는 말이 굉장히 많다. 유의어사전, 반의어사전, 연관어사전 등 사서 옆에 놓고 자주 봐라.

 

 

책에서 선생이 오백만번쯤 하시는 말씀이 이 두가지입니다. 책에서 제가 발견한 좋을 글을 쓰는 비법입니다.

 

 

 

<1984년> <동물농장>을 지은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의 이야기가 책에 등장합니다. 그의 저서 <나는 왜 쓰는가?> 라는 에세이에서 사람들이 글을 쓰는 동기에 대해 네가지로 말합니다. 첫째는 돋보이고 싶은 욕망 때문이고, 둘째는 미학적 열정, 즉 어떤 것이 너무 아름다워서서 거기에 대해 뭔가를 쓰고 싶게 되는 것입니다. 세째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두려는 욕망 때문이고, 마지막으로는 글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그 사람들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세상을 더 살 만한 곳으로 바꾸고 싶은 욕망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의 경우는 살아가는 흔적을 남기려고 글을 씁니다. 언젠가 프롤로그에서도 말했지만, 늙어 죽을 때 쯤 내가 살아온 발자취에 대해 돌아볼 때, 혹은 내가 죽고 난 뒤에 나의 자식들이 나를 추억할 때, 나의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겁니다. 그러기를 바랍니다.

 

 

책의 분량이 만만치는 않은데요, 절반쯤은 글을 쓰는 목적에서 좋은 글의 정의에 이르기 까지 글의 개론에 해한 저자의 생각을 적었구요, 나머지 절반은 자신의 글과 좋은 글의 예시를 들며 글쓰기 실전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글쓰기에 관한 전문적인 책이라 글쓰기 이론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글쓰기에 대한 마음가짐과 같은 개론이 더 인상 깊었습니다.

 

 

쉽고 재미있으며 진실되어 다른 사람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글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정립한 좋은 글에 대한 저의 정의입니다.

 

 

 

PS

김수영 시인이 고른 아름다운 우리말 열개 중에 하나가 '색주가'입니다. 이건 한자어인데 김수영 선생이 옛날 분이어서 그런지 색주가를 좀 드나드셨던 모양입니다. 색주가라는 건 뭔지 아시죠? 여자랑 술이 나오는 집입니다. 술 마시다 여자랑 잠도 자고 드러는 곳. 그런 색주가에서 몸을 파는 여자를 '은근짜'라고 하는데, 김수영 시인은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하나로 이 은근짜도 뽑았습니다. - 고종석의 문장 1권 P 308

 

'색주가'와 '은근짜' 이거 내가 아주 좋아하는 건데.....ㅋㅋㅋ   앞으로 자주 사용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