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써라. 설사 그것이 고통스럽더라도 : 김영하의 말하다
만약 글쓰기가 즐겁다면 그것은 글쓰기가 우리를 해방시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감옥에 있을 때도 글을 쓰고 정말 고통스러울 때도 글을 쓰잖아요.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이 종이컵에다가 포크 같은 것으로 시를 써서 변호사에게 내보냈고 그게 시집이 돼서 나왔어요. 그런데, 그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살고 있었다면 과연 그런 시를 썼을까요? 감옥에 갇혔을 때, 정말 갑갑하고 괴로울 때 인간은 글을 쓴다는 거죠. - P 135
책을 읽고 글을 쓰자! 라고 맘 먹은 후부터 한권의 책을 읽는 시간과 그 책에 대한 글을 쓰는 시간의 갭이 점점 줄어들더니, 요즘은 거이 일대일이 된 것 같습니다. 글을 쓰려고 컴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글을 쓴다는 게 어쩐지 꼭 즐거운 일이지만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것 만큼이나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어쩌면 더 가치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을 잠깐이나마 멈추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어느 시기에 내가 어떤 느낌으로, 혹은 어떤 생각을 가졌나를 보려면 그 때에 쓴 글을 보면 가장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기록이 중요합니다.
이 아자씨.... 사진이 좀.....ㅋㅋㅋ
책은 소설가 김영하가 독자들에게 한 이야기들을 모은 것이다. 저자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도 있고, 읽는 것에 대한, 쓰는 것에 대한 그의 생각도 담겨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바로 이것이다.
읽고 써라. 설사 고통스럽더라도. 그것이 너의 내면을 단단히 하리니......
중국에 있을 때 긁적인 글이 많습니다. 물론 압다뷔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구요. 그 시기에는 글들이 몸에 쌓이고 쌓여 밖으로 나가려고 이글이글 댔었습니다. 그래서 생생합니다. 읽자 마자 그 시기로 되돌아갑니다.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렇지만 삶에 충실한 시기였습니다.
지금은 그것과는 또 다른 형태의 힘든 시기지만, 글쓰기에 대한 욕구가 과거보다 절실하지 않습니다. 글쓰는 즐거움도 어쩌면 좀 줄어든 것 같습니다. 어쩌면 과거의 그 시기에 비해 게을러졌거나, 그 때보다 사는 것이 느슨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진심으로 읽고 진심으로 느끼고 진심으로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읽고 쓰는 것이 비록 고통스럽지만, 나의 내면을 단단하게 한다는 저자의 말에 절절하게 동감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글의 주된 독자는 바로 나입니다. 사실 읽는 사람도 없다. 심지어 아내조차 그렇다. 읽기를 무지 강요해보지만 아내는 별루 관심이 없다. 아이들도 물론이고..... 슬픈 현실이다.ㅠㅠ 글쓰는 시간에는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고 합니다. 솔직한 나의 모습을 보는 시간 정도의 의미로 나에게는 충분합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저자가 말한 글쓰기를 통한 해방감! 을 맛 볼 날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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