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도 어려운 인문학 : 김우창의 깊은 마음의 생태학
김우창 : 문학평론가, 한국 평론계의 거목이자 최종 보스 중의 일인. 김우창 비판은 학계의 금지로 알려져 있음. 유려하지만 단단한 글, 치밀한 논리와 사상적 깊이로 유명하다.- 엔하위키
한국 현대 인문학 사상 가장 깊고 넓고 독창적인 책자, 김우창 교수의 오랜 통찰과 사색으로 완성한 기념비적 명저.....대한민국 지성인이 추천한 책! 2014 인문학 최고의 명저.... 한글로 쓰여진 가장 심오하고 아름답고 정교한 철학적 사유..... 이 책을 소개하면서 쓰여진 현란한 문구들입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약간의 절망과 약간의 분노와 약간의 이해입니다. 먼저 글을 읽어도 이해가 안됩니다.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가 분명하게 와닿지가 않습니다. 물론 이 책이 인문학적 소양이 어느 정도 있는, 전문적인 서적이긴 하지만, 한글로 된 글을 읽고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조금의 절망입니다. 어쩌면 나의 인문학적 소양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증거일까요??
그렇더라도, 좀 더 독자가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쓸 수도 있었을텐데.... 자기의 생각을 좀 더 쉽게 풀이할 수도 있었을텐데.... 이렇게 어려운 책을 그토록 화려한 수사를 붙여서 최고의 책이라고 한 그런 이들에게 조금 분노했고 저자에게도 좀 화가 났습니다.
그렇지만, 몇몇 쉬운 구절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조금이나마 유추해 볼 수 있었습니다. 단어 자체도 어렵고 문장은 더더욱 어렵지만, 결국 저자는 사람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는 걸 어렴풋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마음의 깊이에 대한 신뢰, 그리고 존재 전체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삶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어떤 때에는 인간의 삶을 떠난 곳에서 느낀다. 무변대의 우주, 깊은 자연의 신비는 울로 하여금 인간의 삶을 넘어가는 세계를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떠나고자 뒤로 한 인간의 삶이 없이는 있을 수 없는 느낌이다. - 머리말 중에서
동양에 친구라는 뜻을 표현하는 말로 지음知音이라 한다. 백아의 거문고 소리를 참으로 알아듣는 사람이 종자기뿐이었는데,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다시는 그의 음악을 알아들을 사람이 없을 것으로 알고 거문고를 깨고 줄을 끊었다는 것이다. 오직 한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어떠한 것일까.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지간에, 그만큼 알기 어려운 소리를 아는 사람을 지음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은 사람이 사람을 아는 것이 지극히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다른 사람을 세간의 정해진 틀로 보지 않고, 나의 이익을 위한 이용의 관점에서만 보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그를 단순성 속에서 알고 있지만, 단순한 나타남의 뒤에 있는 그만의 내면적 세계, 또 깊은 삶의 어둠을 감지한다. - P 508
조금 이해가 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구절을 위에 적었습니다. 사람을 향합니다~~~ 라는 카피 구절이 생각나는 그런 느낌이 드는 문구입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사람에 대한 깊은 신뢰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다.... 머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게 아닌가 합니다.
책에는 데카르트도 나오고 칸트도 나오고, 맹자도 나오고 심지어 퇴계 선생도 나옵니다. 동서양을 구분 않고 나름 그 시대에 한칼 했다는 이들은 한번씩 다 찬조 출연합니다.
이 책... 두껍습니다. 진도 잘 안나갑니다. 눈으로 읽고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별개로 느껴질 때도 많았습니다. 교수님에 관한 어느 글을 보니까, 생각이 깊고 아는 것이 많아서 김우창 교수의 글이 어렵다고 했는데, 정말 어렵습니다. 해설서가 따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별루 재미도 없습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현 시점에서의 제 느낌입니다...ㅎㅎㅎ 한 십년쯤 후에 다시 읽으면 좀 달라질 지도 모릅니다. 그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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