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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청년 세대의 정당한 분노가 세상을 바꾼다 : 장하성 <왜 분노해야 하는가>

by 개락당 대표 2019. 3. 7.

 

 

 

청년 세대의 정당한 분노가 세상을 바꾼다 : 장하성 <왜 분노해야 하는가>

 

 

 

 

 

 

 

 

청년들아 제발 아프지 마라. 아픈 건 당신들 탓도, 당연한 것도 아니다.

이 불평등을 야기한 세력에 분노하고 요구하라

 

 

 

고려대 경영대학원 장하성 교수가 쓴 이 책은 460페이지가 넘는 꽤 두꺼운 책이다. 책의 절반 이상이 도표와 그래프를 비롯한 통계자료다. 그렇게 많은 증거?를 인용한 것은 울나라가 불평등한 나라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왜, 어쩌다가, 얼만큼 불평등한지 머리가 아플 정도로 세세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저 말씀을 하신다. 청년세대에게 이 말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구구절절 이 책을 썼다. 

 

 

 

우리나라를 이렇게 불평등하게 만든 건 기성세대인데, 왜 우리보고? 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당연하다. 하지만 바꿀 사람은 청년세대 뿐이다. 기성세대는 못 바꾼다. 그래서 기성세대인 장하성 교수가 욕 먹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이렇게 썼다. 이 땅의 청년들이 이 나라의 희망이다. 

 

 

 

 

 

 

대한민국은 불평등한 나라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불이 넘었다고 한다. 인구가 5천만 명 이상인 나라중에서는 일곱번째라나. 그렇게나 잘 사는 나라가 되었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이지? 나라가 잘 사는 거랑 국민이 잘 사는 거랑은 다른 건가? 장하성 교수는 우리나라가 불평등한 나라여서 그렇다고 답한다.  

 

 

 

책의 화두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왜 불평등해졌는지 살펴본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좀 더 평등한 나라가 될 수 있는지 알아보고 그것은 누가 바꿀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얘기한다.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간략하게 옮겨 본다.

 

 

 

1. 왜 불평등해졌는가

 

 

 

경제적 불평등은 '가진 것'과 '버는 것'의 차이로 구분하는데, 한국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고통을 겪는 것은 재산 불평등보다 '버는 것'의 격차, 즉 소득 불평등에서 오는 것이고 이것의 근본적인 원인은 고용 불평등이라고 한다. 재벌 100대 기업이 고용하고 있는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4%에 불과한 반면에 중소기업은 72%이며, 순이익은 100대 기업이 전체의 60%이고 중소기업은 35%다. 대기업이 고용을 만들어내지 않으면서 이익을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다수의 고용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정상적인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간신히 생존하고 있다. 그래서 받는 월급이 절반이 안된다.

 

 

 

그러니까 재벌 기업만 부자가 된다는 얘기다. 재벌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돈을 많이 받지 않냐고? 많이 받는다. 근데 그게 전체 노동자의 4%다.

 

 

 

2.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러니까 경제는 분명 성장하고 있는데, 그 성과가 국민한테 간 게 아니라 재벌 기업이 가져갔다고? 그렇다면 그 넘들한테 세금을 많이 걷어 가난한 국민들한테 주면 되는거 아냐? 이걸 '재분배'라고 하는데, 물론 필요하다. (GDP대비 복지 예산 비중이 OECD 34개 나라 중에서 32번째라고 한다.) 그것보다는 원천적 '분배'의 불평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한다. 대기업이 버는 이익을 국민과 중소기업에 나눠주라는 거다. 어떻게?

 

 

 

정규직과 비졍규직의 격차를 줄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이 원천적 부배다. 이게 불평등을 완화하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당연한 말씀을!)

 

 

 

3. 누가 바꿀 수 있는가

 

 

 

재벌들이 국민과 중소기업에게 돌아가는 몫을 줄이고 그들이 가져가는 몫을 늘였기 때문에 불평등이 심해진 것이므로,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재벌이 직접 나서서 스스로 비정규직을 없애고, 중소기업에 대한 분배를 늘리고,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분배를 늘린다면 불평등은 간단히 해결된다. 삼성이, SK가, 현대자동차가 그렇게 하면 되지만, 그건 기적이다.

 

 

 

그러니까 그넘들이 할 리가 만무하다. 기성세대에게 세상을 바꿀 기대도 접어야 한다. 그렇다면 누가? 미래의 주인이 바꿔야 한다고 한다. 20대와 30대로 정의한 청년세대가.

 

 

 

4.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한국식 인턴제도를 폐지하자. 이건 열정노동을 강요하는 것이다. 대기업이 계열사에게 일감 몰아주기와 하청업체 단가 후려치기는 엄중 단속. 이게 적발될 경우 부당 거래로 얻은 이익을 모두 토해내도록 하는 징벌적 배상 제도를 도입하자. 아이를 낳으면 보육을 100% 국가 책임지도록 요구하자. 선행학습 사교육을 법으로 금지하도록 요구하자.

 

 

 

동일 노동은 동일한 임금을! 이거 당연하 거 아니냐. 똑같은 일을 하면 똑같이 월급을 받아야 된다. 노동 시간을 줄이자. 이것으로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청년유니온과 같은 단체를 후원하자.

 

 

 

 

 

 

청년세대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의 '아픔'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세상의 탓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기성세대를 향해서 세상이 이렇게 된 것은 '당신들의 책임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함께 바꾸자'고 요구해야 한다. 한 개인이 아니라, 한 세대가 함께 아프다면 어떤 경우에도 그것은 특정 개인의 잘못일 수가 없다. (p.405)

 

 

 

이런 주장을 하신 분이 청.와.대. 정.책.실.장이 되셨다. (문재인 정부 1기의 레알 정예 멤버 되시겠다. 재벌 너거 이제 다 주거써! 그리고 위 사진의 옆에 계신 분과 나란히 짤리셨다.) 책에 쓴 정책들을 실현할 가장 높은 위치다. 하지만, 얼마나 정착되었으며 실현되었는지 피부로 느끼기 힘들다. 재벌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도 의문이고. 그를 현실을 무시한 이상주의자라고 비방하며, 재벌 개혁을 하는 사람이 재벌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많다. 저자가 시도한 소득주도 성장론은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주장은 우리가 삶의 질을 높이는데 꼭 필요한 조치들이다. 그가 제일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1년 남짓한 재직 기간에 그 정책들을 실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을 것이다. 반대하는 넘들도 있었을테고. 너무 빨리 짤리셔서 많이 아쉽지만, 저자가 시도했던 정책들이 분명 유의미했을 것이다. 단기간에 바뀌기가 어렵겠지만, 변화의 토대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믿고 싶다.

 

 

 

청년들에게 분노하고 요구하라고 말했지만 어떻게 분노라고 요구할지에 대해서는 썩 구체적이지 않다.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라는 정도다. 사실 이 부분을 구체화시키는 건 장하성 교수 같은 경제학자가 아니라 사회학자의 몫이겠지. 그리고 우리들의 몫이기도 하고.) 경제의 문제도 결론은 정치의 문제로 돌아간다. 결국 경제의 성장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걸 통해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이 높아져야 잘 사는 나라가 되는 거다. 

 

 

 

우리나라가 불평등한 나라라는 걸 잘 알았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도 알겠다. 청년세대는 아니지만, 나도 분노하고 요구하는데 동참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