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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

책은 쌓아놓기 위해 사는 거다 : 한정원 <지식인의 서재>

by Keaton Kim 2020. 5. 3.

 

 

 

책은 쌓아놓기 위해 사는 거다 : 한정원 <지식인의 서재> 

 

 

  

1. 조국

 

 

자신을 넓혀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쫄지 않고 자기 확장성을 갖는 사람이 되려면 자기 생각과 다른 타인의 생각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그러기 위한 시작이 바로 독서입니다. (p.29)

 

 

세상에 문제가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리석은 사람들은 확신에 차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 버트런드 러셀

 

 

추천도서 중 읽을 책

 

제레미 리프킨 <유러피언 드림>

김두식 <불편해도 괜찮아>

 

 

 

2. 최재천

 

 

<The Complete Fair Side>의 게리 라슨은 미국의 카투니스트로서 주로 동물이나 벌레, 물고기들을 이용해 인간 세계를 풍자하는 만화를 그린다. "일종의 만평인데 진화의 핵심을 찌르는 만화예요. 영양 한 마리를 사자 두 마리가 잡아먹으려고 쳐다보고 있지요. 영양은 잡아먹히면 안되니까 진화의 역사에서 보면 점점 더 빨리 달려서 도망가야 했고, 사자는 그들을 잡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전략을 개발하는 거죠. 그런데 어느날 보니까 영양들이 터보엔진을 장착한 거예요. 그래서 사자가 포기를 해요. 그런데 자꾸 포기하면 사자는 멸종하잖아요. 여기 만화에 보면 다른 이야기가 또 있어요. 사자들이 에어조던을 신고 나와서 잡으러 가는 거예요." 최재천은 만화를 일렬로 보여주면서 생물은 혼자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물과 함께 진화한다는 공진화를 설명한다. (p.39)

 

 

추천도서 중 읽을 책

 

자크 모노 <우연과 필연>

최정규 <이타적 인간의 출현>

 

 

 

3. 이안수

 

 

앞이 뻔히 보이는 삶은 원치 않아요. 이 길의 끝에 있는 모퉁이를 돌았을 때 새로운 일이,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삶, 그런 삶을 살고 싶죠. 길을 떠나고 싶은 이유도 그래서예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요. (p.67)

 

나도 앞이 뻔히 보여서 대기업 마름을 그만 뒀다.

 

 

추천도서 중 읽을 책

 

김태완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프랑스 대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철학 논술 시험 문제들을 읽은 후 우리의 대학 수학능력시험 문제에 대해 연민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는 다시 자부심으로 벅차올랐습니다. 과거에 응시한 수많은 인재 중에서 33명의 최종 합격자가 왕의 친림 하에 보던 전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지금 가장 시급한 나랏일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한 유생이 "나라의 병은 왕 바로 당신이다."라고 답했습니다. 바칼로레아 논술시험에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p.87)

 

 

 

4. 김용택

 

 

학교 선생 시절, 어느 날인가 다혜와 친구 몇 녀석이 잘못을 했다. 시인은 아이들을 앉혀놓고 야단을 쳤다. 그런데 다혜가 하는 말이 가관이다.

 

"선생님, 그런데 제가 이 말 해도 돼요?"

 

"뭔 말인데? 어디 해봐."

 

"선생님, 잔소리 좀 그만하세요. 집에 가면 할머니가 잔소리하고요, 학교에 오면 선생님이 잔소리하고요. 저희들 너무 힘들어요."

 

그는 한참 웃었다. 아이들 이야기를 할 때 그의 표정은 그의 시를 빌리자면 "들판에 고봉을 담아놓은 쌀밥 같이" 환하다. 아이들과 공부하고 가르치고 놀고 혼내고 싸우고 했던 순간들이 그에게는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p.111)

 

 

글을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글쓰기를 통해서 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야. 왜냐하면 세상을 자세히 보아야 글을 쓸 수 있거든. 자세히 본 것을 쓰다 보면 더욱 자세히 보여. 그러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지. 정신적으로 풍요해지는 거야.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나는 모든 것이 글이기 때문이야. 자기 분야에서 앞서가는 사람들은 모두 글을 써. 글을 쓰기 때문에 앞서가는 거야. 글쓰기란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힘을 주지." (p.115)

 

앞서가는 사람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쓰기 때문에 앞서간다.

 

 

추천도서 중 읽을 책

 

김수영 <김수영 전집>

이 책에는 일기도 있고 산문집도 있고 시 월평도 있는데, 놀랍게도 시 월평 글이 지금도 아주 생생하게 살아 있어. 김수영 선생은 세월이 가도 죽지 않는 사랑을 얻은 것 같아. 그분의 월평, 일기, 산문들은 지금 읽어도 긴장감이 있어. (p.118)

 

 

 

5. 장병규

 

 

추천도서 중 읽을 책

 

서동욱 <일상의 모험>

 

 

 

6. 이효재

 

 

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걸 몰랐어요. 오십이 넘어서야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걸 알았죠. 제가 겪은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그게 다 책 때문이에요. 책에는 교훈적인 내용만 있잖아요. 책만 보고 사람들하고 교류를 하지 않으면 나처럼 장애자로 살게 되는 거예요. (p.170)

 

사실 그래서 책의 세계에만 빠져 있어면 편하다. 평생 장애자로 살면 안되나?

 

 

추천도서 중 읽을 책

 

허영만 <짜장면>

카츠시카 호크세이 <마스터 키튼>

저 아는 분이 학교 국어 선생님인데 아들 녀석이 만화책을 보길래 못 보게 했더니, 어느 날 학교에 가면서 이 책을 딱 내놓더래요. 그러면서 아버지에게 "아빠가 이 책을 읽고 만화를 읽지 말라고 한다면 다시는 만화책을 보지 않겠습니다." 하더래요. 때마침 아버지가 방학이었죠. 이 책을 읽고 나서 지금은 아버지와 아들이 함게 만화책을 봐요. 이 책이 그렇게 좋은 책이에요. 꼭 보세요. (p.172)

 

 

 

7. 배병우

 

 

추천도서 중 읽을 책

 

워싱턴 어빙 <알하브라 1, 2>

미국작가 워싱턴 어빙이 에스파냐의 그라나다에 머물면서 알함브라 궁전에 관해 떠도는 숱한 이야기들과 무어인들의 전설을 수집해서 쓴 책이에요. 워싱턴 어빙의 이야기 수집능력이 아주 돋보이죠. 이 책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알함브라 궁에 성금이 모금된 거예요. 그래서 궁이 알려지고 다시 재건하고 세계화된 거죠. (p.201)

 

카잔차키스 <영혼의 자서전>

자화할랄 네루 <세계사 편력>

 

 

 

8. 김진애

 

 

추천도서 중 읽을 책

 

김진애 <우리 도시 예찬>

추천도서에 자신의 책을 3권 올렸다. 대단한 자신감이자 배포다. 이 양반의 이런 솔직함이 좋다.

 

 

 

9. 이주헌

 

 

이제 그의 꿈은 그림을 그리는 일보다 사람들에게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게 들려주는 일이다. 그것이 행복임을 그는 깨닫고 있다. (p.250)

 

나의 꿈도 직접 건축물을 짓는 일보다 사람들에게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다. 건축에 관한 지식이라면 남들 못지 않은데, 그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줘야 할까. 이제부터 숙제다.

 

 

추천도서 중 읽을 책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

함석헌 <뜻으로 본 한국역사>

 

 

 

10. 박원순

 

 

책은 청년에게 음식이 되고 노인에게는 오락이 된다.

부자일 때는 지식이 되고, 고통스러울 때는 위안이 된다. - 키케로 (p.274)

 

지금 나에게 책은 위안이다.

 

 

추천도서 중 읽을 책

 

유창복 <우린 마을에서 논다>

유창복 씨는 아이의 육아 때문에 성미산 마을에 자리를 잡았어요. 마을 사람들과 함께 두레생협도 만들고, 대안학교도 만들었어지요. 우리나라에 있는 도시마을 공동체 중에는 마포 성미산 공동체가 최고입니다. 유창복 씨는 그걸 일군 사람 중 하나예요. 제 강의 중에도 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마을 만들기와 지역동동체의 부활은 정말 우리 시대의 과제거든요. (p.286)

 

윌리엄 코퍼스웨이트 <핸드메이드 라이프>

 

 

 

11. 승효상

 

 

지금의 그의 서재는 그가 걸어온 삶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가 꿈꾸는 서재는 검박한 공간에 딱 책 한 권만 놓여 있는 서재다. 책장도 없고 오로지 책 한 권만 있는 공간. 그 가운데 앉아 책도 읽고 사유도 하는 것이 그가 가진 서재에 대한 로망이다. 오로지 책 한 권과 자신만이 존재하는 공간 말이다. 서로의 가치가 최고조에 이를 수 있는. (p.299)

 

 

추천도서 중 읽을 책

 

가스통 바슐라르 <공간의 시학>

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도시란 무엇인가를 근본적으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에요. 마르코 폴로가 쿠빌라이 칸에게 자기가 다녀왔던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칸은 앉아 있는 사람이고 마르코 폴로는 여행하는 사람이거든요. 한 사람은 본 것을 들려주고 한 사람은 들을 것을 상상하게 되는 거죠. 그 대화의 과정이 도시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됐어요.

 

정기용 선생의 책에서도 저 책이 자주 나왔다. 이참에.....

 

 

 

12. 김성룡

 

 

책은 읽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쌓아놓기 위해서 사는 겁니다. (p.321)

 

하! 이 분 제대로다.

 

 

추천도서 중 읽을 책

 

조지 베일런트 <행복의 조건>

제레미 리프킨 <공감의 시대>

레베카 코스타 <지금 경계선에서>

 

 

 

13. 장진

 

 

독서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게예요. 내가 읽은 책을 자랑하는 일, 그게 독서의 가장 큰 재미라고 생각해요. "나, 차 바꿨어.", "나, 어디 다녀왔어."라는 자랑보다 "나, 어떤 책 읽었어." 하는 책 자랑이 귀엽잖아요. 사실 훌륭한 거죠. (p.357)

 

책을 음미하는 즐거움도 좋지만, 내가 읽은 내용에 대해 다른 이들과 얘기하는 것도 정말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자랑할 사람도 없고 책에 대해 얘기할 사람도 없다. 아이 슬퍼라. 그래서 다른 사람이 그 책에 대해 쓴 글을 읽는다. 그것도 꽤 재미있다.  

 

 

젊은 시절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이 문장을 읽었더라면, 이 책의 감흥을 먼저 알았더라면, 그때 그 작품이, 그때 내 삶이, 그때 그녀가, 나의 인생이 바뀌었을까? 그건 아니거든요. 말도 안 되죠. 오히려 요즘 드는 생각은 '내가 행여 조강지처를 잃어버린다면 나는 20년 뒤에 처절하게 후회할 것이다.'라는 거예요. 하하하. (p.365)

 

 

추천도서 중 읽을 책

 

이응준 <국가의 사생활>

장진 <장진 희곡집>

일단 보세요. 재미있습니다. 소설보다 재미난 희곡. 작가의 이름을 지우고 봐도 누군지 충분히 알만한 개성이 있지요. 자기 책을 올린다고 뻔뻔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진짜 재미있거든요. (p.371)

 

 

 

14. 조윤범

 

 

추천도서 중 읽을 책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이 책은 19세 이상, 아니 30세 즈음의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다시 기억하게 하는 책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적극 추천합니다. 내 자신이 왜 이렇게 사회에 둔감해졌는지, 내가 생각하는 불의나 어른들의 고리타분함에 어떻게 이리 둔감해질 수 있는지를 일깨워주는 책이에요.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읽어야 할 책 같아요. (p.397)

 

프랭크 밀러 <배트맨 다크나이트 리턴즈>

진정한 미국 만화의 수준을 보려면 프랭크 밀러의 이 만화책을 보세요. 이 만화 때문에 모든 배트맨 시리즈 영화가 나왔다고 보면 됩니다. 내용은 물론이고 그림까지 아주 최고의 걸작입니다. (p.397)

 

 

 

15. 진옥섭

 

 

<노름마치>. '놀다'의 놀음(노름)과 '마치다'의 마침(마치)이 결합된 말로, 최고의 명인을 뜻하는 남사당패의 은어다. 그가 나와 한판 놀면 뒤에 누가 나서는 것이 우의미해 결국 판을 맺어야 했다. 이렇게 놀음을 마치는 고수 중의 고수를 노름마치라 한다.

 

한때 화려하고 찬란하게 꽃을 피웠지만, 세월의 위에서 외롭게 살 수밖에 없었던 예인들, 그 노름마치들의 삶과 예술을 그는 그 책에서 고스란히 기록해냈다. 완성을 해놓고 5년간 고치고 또 뜯어 고쳐 세상에 내놓았다.

 

좋은 글은 세속을 초월한다. 가슴 속에 진정성이 없으면 문장이 찬란할 수 없고 사람의 망ㅁ을 움직일 수 없는 법이다. 그의 글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p.422)

 

 

추천도서 중 읽을 책

 

고우영 <대야망>

엉? 고우영 화백의 책중에 이런 책이 있었어? 최배달의 이야기란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지식인들에게 책은 곧 삶이었다. 그들은 책에서 지혜를 얻었고 위안을 받았다. 그리고 소장하고 있는 책들도 어마어마했다. 지식인들의 책 세계를 엿보는 재미가 있다.

 

 

근데, 그들은 그들이고, 나는 어떤가? 나에게 책은 어떤 의미인가? 정확하게 정의내릴 수 있나? 아직은 무어라 딱히 꼬집어 말하기가 어렵네. 그저 작은 즐거움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