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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외국)43

오늘만 사는 남자 조르바, 그리고 나의 아내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오늘만 사는 남자 조르바, 그리고 나의 아내 : 니코스 카잔차키스 1. 당신 역시 저울 한 벌 가지고 다니는 거 아니오? 매사를 정밀하게 달아 보는 버릇 말이오. 자, 젊은 양반, 결정해 버리쇼. 눈 꽉 감고 해버리는 거요. (p.17) 자신를 데리고 가라는 조르바의 요청에 결정을 못하고 머뭇거리니 조르바가 하는 말이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달아보고 재보고 하는데 왜 그래야 하나. 조르바는 생각보다 행동이다. 지중해에 사는 사람은 이 햇살 가득한 지금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 나중은 없다. 그런 사람들은 생각보다 행동이 앞선다. 내 아내도 그렇다. 2. 당신이 바라는 만큼 일해 주겠소. 거기 가면 나는 당신 사람이니까. 하지만 산투리 말인데, 그건 달라요. 산투리는 짐승이오. 짐승에겐 자유가 있어야 해.. 2020. 4. 2.
오, 제가 이 책을 진정 다 읽었단 말입니까? :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오, 제가 이 책을 진정 다 읽었단 말입니까? : 레프 톨스토이 1.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라고 들어봤슈?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첫 문장이 인상적인 소설 탑 쓰리에 들어갈 정도로 굉장히 유명한 문장입니다. (나머지 둘은 과 을 꼽습니다. 파묵의 도 인상적인 첫 문장입니다.) 가정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부부간에 사랑이 있어야 하고, 가족들간에도 사이가 좋아야 합니다. 구성원이 다 건강하고, 돈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 조건들이 충족되어 행복한 가정이 됩니다. 그래서 사실 행복한 가정에는 별 드라마가 없습니다. 하지만 잘 안되는 집구석은 참 다양합니다. 맨날 피터지게 싸움하는 부부, 집에 들어오지 않는 자식넘, 백수인 남편,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2020. 3. 25.
내 주변에도 이데아와 메타포가 존재하나? : 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내 주변에도 이데아와 메타포가 존재하나? : 무라카미 하루키 1. 시간이 남는다. 남아도 무지 남는다. 책을 읽는거 말고는 별로 할 일이 없다. 집에 읽지 않은 책은 벌써 다 읽었다. 코로나 땜시 도서관 문을 닫은지 꽤 됐다. 할 수 없지. 서점에 들렀다. 하루키의 책이 나를 째려봤다. 째려보면 어쩔건데? 애써 무시했으나 뒤통수가 간지러웠다. 정 그렇다면야. 2. 긴 족자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미모의 여인이다. 근데 이 미모의 여인이 밤이 되면 그림 밖으로 나온다. 막 돌아다니기도 하고 오지랖 넓게 현실 세계에 관여한다. 그러다 곤경에 빠지게 되는데 어떤 떠꺼머리 총각이 도와준다.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여인은 아침 닭이 울면 족자 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그 뒤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총각이 .. 2020. 3. 16.
사랑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연애소설 : 히라노 게이치로 <마티네의 끝에서> 사랑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연애소설 : 히라노 게이치로 들이야 오늘 외할아버지 제사다. 학원 가지 마라. 에이, 오랜만에 학원 가서 춤이나 실컷 출라고 했는데. 알았어. 엄마. 네, 장인 어른 제사입니다. 아이들 데리고 처가집으로 좀 일찍 가라고 아내가 그럽니다. 자기는 오늘 모임이 있어서 좀 늦겠다고 말입니다. 직장에 다닐 땐 멀리 있어서 제사에 빠지기 일쑤였습니다. 지금은 백수라 가지 않을 핑계가 전혀 없습니다ㅎㅎㅎ. 저녁 무렵 처가에 가니 동서들도 오고 식구들이 음식 장만에 분주합니다. 밤 10시쯤에 제사를 모시기 시작합니다. 아내는 아직입니다. 제사가 한창입니다. 아내는 여전히 무소식입니다. 제사가 끝났습니다. 아내는 오지 않았습니다. 처제, 처남, 처형들에 그 배우자까지, 세째딸인 .. 2020.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