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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

비법 따윈 없다. 어깨에 힘 빼고 꾸준히 쓰자 : 김중혁 <무엇이든 쓰게 된다>

by Keaton Kim 2019. 1. 15.

 

 

 

비법 따윈 없다. 어깨에 힘 빼고 꾸준히 쓰자 : 김중혁 <무엇이든 쓰게 된다>

 

 

 

책을 열심히 읽으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한달에 겨우 여섯권 정도입니다. 일년에 70권 남짓 됩니다. 이 정도의 페이스로 평생을 읽는다 치면 약 3천권에서 5천권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1년에 발행되는 책은 우리나라에서만 약 4만권이라고 합니다. 과거에 나온 책은 또 얼마나 많은지. 인간이 책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나온 책들을 생각하면 엄청납니다. 그 위대한 인류의 유산을 내 짧은 생애에 얼마나 읽고 이해할지 생각하면, 나이를 먹는 것이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아쉬워 하던 명사들의 말이 이해가 됩니다.

 

 

 

과거에 나온 책과 지금 이 순간에도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책을 생각하면 지금 내가 고른 이 책과의 인연이 소중해집니다. 책이 내뿜는 묘한 기가 나의 무언가와 교감이 일어나서 지금 내 손에 있으니까요. 소설가 김중혁의 이 책은 어떨까요? 서점에 전시된 많은 책들 가운데 왜 하필 이 책을 들었을까요. 요즘 TV에 자주 나오는 저 김중혁이라는 인물에 대해 좀 알고 싶다는 욕구와 제목이 주는 긴장감이 어우려졌을까요? 어떤 매카니즘으로 이 책을 골랐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 책과 함께 집으로 왔습니다.

 

 

 

Q. 이 책을 읽으면 정말 무엇이든 쓰게 되나요?

 

A. 뻥입니다ㅋ. 창작의 비밀 따위는 없습니다. 다만 글쓰기에 대한 소설가 김중혁 생각을 보여주고 좀 더 쉽게 글쓰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손을 잡아줍니다. '이렇게 하면 돼' 라기 보다는 '나는 이렇게 하고 있지용' 이라고 알려줍니다.

 

 

 

Q. 첫 문장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매혹적인 첫 문장은 누구나의 로망이지만 잘 안나옵니다. 첫 문장만 붙들고 앉아 있다간 죽도 밥도 안됩니다. 일단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걸 잡아 그걸 문장으로 쓰고 콤마를 콱 찍으세요. 그래야 뭐라도 쓸 수 있습니다. 아마추어 블로그는 더욱 그러합니다.

 

 

 

Q. 글을 마무리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A. 원고지 14매의 산문을 어떻게 하면 잘 쓸지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글을 쓰기 시작하여 원고지 14매가 되면 멈춘다고 대답합니다. 어설픈 '교훈'이나 '반성'을 끝내는 글은 진짜 어설픕니다. 경계해야 됩니다. 글을 다 써고 실패했다고 생각되면 다음에 또 쓰면 됩니다.

 

 

 

Q. 어떤 것을 써야 하나요?

 

A. 추상적인 인류 전체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관심이 없습니다. 구체적인 단 한 사람에 대해 쓰세요. 당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가장 쉽겠죠. 막 구운 따끈한 빵을 손을 뜯어먹는 것이라든가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입을 때의 기분이라든가요. 가장 익숙하게 잘 알고 있는 것부터 비틀어보는 것이 글쓰기의 가장 쉬운 시작입니다.

 

 

 

Q. 글이 잘 안될 때는 어떻해야 하나요?

 

A. 글은 엉덩이로 쓰는 겁니다. 손이 아니라구요ㅋㅋ. 매일 어떻게 써야 하지? 라고 갈등하고 질문하고 있나요? 그럼 잘 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고민하면서 꾸준히 써다 보면 나아진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겁니다.

 

 

 

Q. 좋은 책 읽기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A. 책 읽기보다 훨씬 더 좋은 게 있는데,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겁니다. 이미 읽었기 때문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고, 더 풍요롭게 읽을 수 있답니다. 새 책을 적게 읽고,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건 더 많이 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군요.

 

 

 

 

 

 

누군가 물어본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냐고.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지만, 가끔 이렇게 대답한다.
잘 쓰려고 하지 않으면 
쉽게 쓸 수 있다고.
잘 그리려고 하지 않으면 
쉽게 그릴 수 있고, 
잘 부르려고 하지 않으면 
언제든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다



나아지려고 하는 마음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오히려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시간이 쌓이면 언젠가는 잘하게 될 테니 
지금은 부담을 내려놓고 쉽게 쓰고 그려보자. (프롤로그 중에서)

 

 

 

글쓰기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나름의 개성이 있고 보석 같은 책도 있지만, 그들이 하는 이야기의 교집합은 결국 '잘 쓰려고 하지 말고 그냥 쓰자' '꾸준히 엉덩이로 쓰자' 입니다. 그렇게 강조하는 건 그게 제일 잘 안되기 때문이겠지요. 사실 저도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만 이 두 가지가 제일 잘 안됩니다. 아주 쉬울 것 같은데 말이죠.

 

 

 

그 '잘 안되는 것'을 잘 되도록 저자는 도와주려고 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여러 예시를 통해서요.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따뜻하게 알려주려는 저자의 마음이 보입니다. 그 많은 책을 두고 이 책을 고른 보람이 있습니다. 오늘도 한 수 배우고 갑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