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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33

마음이 스산하거든 여기로 떠나리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남한강편> 마음이 스산하거든 여기로 떠나리 : 유홍준 경북 영주에 아내의 절친이 살았다. 영주하면 부석사가 아닌가. 안양루에 보는 풍광이 울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유교수가 말씀하신 그 부석사말이다. 부석사를 지나 꾸불꾸불 고개를 넘어 한참을 가다보면 남대리라는 동네가 나온다. 진짜 산골짝 동네다. 거기에 아내 친구의 삼촌이 집을 짓고 살고 계셔서 몇 번인가 놀러 갔더랬다. 남대리에서 또 그 만큼의 고개를 지나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한쪽은 아름다운 길 영춘가도가 있는 충청도 단양의 영춘면으로 가고, 다른 한쪽으로 가면 강원도 영월의 김삿갓 묘소가 나온다. 경상도와 충청도, 강원도가 만나는 곳이다. 당시만 해도 오가는 차를 구경하기 힘들었던 그 길을 오래된 누비라에 아장아장 걷던 아이들을 데리고 열심히 다녔었다. 주말.. 2018. 3. 25.
꼬질꼬질 희희락락 그리고 뭉클함 : 박민우 <지금이니까 인도 지금이라서 훈자> 꼬질꼬질 희희락락 그리고 뭉클함 : 박민우 훈자는 반년 장사다. 봄, 여름, 겨울. 이렇게 딱 세 계절이 있을 뿐이다. 시월부턴 눈이 쌓이고 길이 언다. 가을이 너무 짧아서,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한겨울 훈자는 그래서 텅텅 빈다. 많은 이들이 도시로 가 겨울을 난다. 봄 여름 바짝 벌어야 하는데, 오월의 식당엔 공짜 살구를 씹는 여행자뿐이다. 장사가 안되면 어디든 지옥이다. 안산의 치킨집도, 신촌의 호프집도, 훈자도 지옥이다. 산 좋고, 물 좋은 건 의미가 없다. 여행자가 즐거운 건 얄팍해서이다. 속속들이 안다면, 해맑을 수 없다. 명동에서, 인사동에서 흥분한 외국인 여행자들이, PC방의 실직한 50대 사연을 알 필요가 없다. 1백 장의 이력서를 돌리고도, 2백 장, 3백 장 이력서를 더 써야 하는 젊.. 2017. 12. 12.
그는 여행이 생활이고 나는 생활이 여행이다 : 유성용 <여행생활자> 그는 여행이 생활이고 나는 생활이 여행이다 : 유성용 꿈을 꾸었다. 낯선 곳에 나는 서 있었다. 그러나 내 기억 한 켠에 머물러 있는 그 어디쯤이다. 그 곳은 요르단의 와디럼 사막이었고, 아부다비 시내 거리의 여인들이 있는 뒷골목이기도 했다. 호주의 앨리스스프링스 아보리지널이 사는 어느 곳이었고, 난징의 현무호 공원 어디쯤이기도 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 그저 주위를 바라만 보고 있다. 나는 길을 잃었다. 해가 미처 뜨기 전에 일터로 나간다. 추위를 견디며 일을 한다. 해가 지고 조용해지면 일을 마치고 나의 숙소로 돌아온다. 정신없이 살고 있지만 나는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낯설기만 하다. 내가 어디쯤 왔는지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득하다. 현실에 발을 딛고 서 있지만, 나는 여전히 길을 잃.. 2017. 11. 27.
나는 셰릴처럼 내 안의 비밀을 찾을 수 있을까? : 셰릴 스트레이드 <와일드> 나는 셰릴처럼 내 안의 비밀을 찾을 수 있을까? : 셰릴 스트레이드 다른 모든 사람들의 인생처럼 나의 삶도 신비로우면서도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고귀한 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내 곁에 있는 바로 그것. 인생이란 얼마나 예측 불허의 것인가. 그러니 흘러가는 대로, 그대로 내버려둘 수밖에. (p.549) 아버지의 폭력과 가난으로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유년 시절을 보낸 여인이 있습니다. 1968년 생인 그는 작가를 꿈꾸기도 하지만 폴이라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 열아홉살에 결혼을 합니다. 행복한 시절을 잠시 보내기도 하지만, 자신의 희망이자 전부였던 엄마가 암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급속하게 타락하기 시작합니다. 일상은 망가지고, 낯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급기야 마약에도 손을 대며 남편과.. 2017.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