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질꼬질 희희락락 그리고 뭉클함 : 박민우 <지금이니까 인도 지금이라서 훈자>
꼬질꼬질 희희락락 그리고 뭉클함 : 박민우 훈자는 반년 장사다. 봄, 여름, 겨울. 이렇게 딱 세 계절이 있을 뿐이다. 시월부턴 눈이 쌓이고 길이 언다. 가을이 너무 짧아서,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한겨울 훈자는 그래서 텅텅 빈다. 많은 이들이 도시로 가 겨울을 난다. 봄 여름 바짝 벌어야 하는데, 오월의 식당엔 공짜 살구를 씹는 여행자뿐이다. 장사가 안되면 어디든 지옥이다. 안산의 치킨집도, 신촌의 호프집도, 훈자도 지옥이다. 산 좋고, 물 좋은 건 의미가 없다. 여행자가 즐거운 건 얄팍해서이다. 속속들이 안다면, 해맑을 수 없다. 명동에서, 인사동에서 흥분한 외국인 여행자들이, PC방의 실직한 50대 사연을 알 필요가 없다. 1백 장의 이력서를 돌리고도, 2백 장, 3백 장 이력서를 더 써야 하는 젊..
2017. 12. 12.